“계파 목소리로 치부 말라” vs “우리가 추대한 위원장”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적 청산을 예고하며 당내 계파 구도 확산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날린 가운데,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 가능성이 높은 정우택 의원(충북 청주 상당)과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이 김 위원장을 향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우택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계파 대결 구도를 다시 살려서 덕을 보려는 시도를 용납하지 않겠다’라고 언급한 김 비대위원장을 향해 “원론적 말씀엔 동의한다”면서도 “의원들의 건설적인 의견 개진을 계파의 목소리로 치부해선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 비대위가 진행하는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와 관련해선 “바른미래당 소속 5∼6명이 기습 복당을 하고 그들이 당협위원장으로 돌아온다는 항간의 소문이 있다. 저는 이것을 소문으로 치부하지만, 당의 운영에서 갈등과 분열의 씨앗이 돼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박계로 분류되는 정진석 의원은 김 비대위원장을 옹호했다. 정 의원은 “김 비대위원장이 임기가 다 돼 가는데 부임할 때보다 당 지지도가 10% 정도 올랐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며 “비상대권이다. 비상대권이 무엇인가. 비대위원장에게 망해가는 당을 살리라고 전권을 준 것이다. 우리가 추대한 비대위원장에게 이런저런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국민의 상식에 따라 잘 처리해 달라”고 힘을 실어줬다.

이에 김 비대위원장은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와 관련, “제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계파 논리를 더 강화했다는 소리는 안 들어야 할 것 아니냐”며 “첫째도 공정, 두 번째도 공정이다.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라고 발언했다.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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