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적 메커니즘에 의한 북극 증폭. IBS 제공

지구는 꾸준히 달궈졌지만 지구 전체의 온도가 균일하게 상승한 것은 아니다. 북극해를 둘러싼 시베리아, 알래스카, 캐나다 등의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뜨거워졌다. 북극 지역의 온난화가 유독 급속도로 진행되는 현상을 ‘북극 증폭’이라 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 말테 스터커 연구위원은 강사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를 비롯해 미국, 호주, 중국 등 국제 공동연구진과 함께 북극 지역 내 기후 특성이 북극 증폭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지난 20일 자에 실렸다.

국제공동연구진은 표면 반사율 감소, 대기 순환, 열대 및 중위도 지역의 온난화, 해류 변화 등 북극권 온난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요인을 규명하고 각 요인을 모두 적용해 1951년부터 지난해에 걸친 장기간의 기후 변화를 시뮬레이션했다. 이후 개별 요인에 대한 민감도 실험을 진행하며 현재의 기후 상황과 비교했다. 그 결과 북극 지역 내부의 요인만 적용한 경우에도 북극해 지역의 온난화가 강화된 실제 기후 상황과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북극 증폭에 있어 원거리 메커니즘은 제한적인 역할만 할뿐, 지역적 메커니즘만으로도 북극 증폭이 야기된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극지방의 빙하와 생태계가 지구 온난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극 증폭은 비단 북극의 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범지구적 온난화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 북극 지역 바깥쪽의 지구 온난화 현상은 해양의 온도를 증가시켜 따뜻해진 열을 지구 곳곳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또 북극 지역 빙하 부피의 감소는 범지구적인 해수면 상승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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