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부터 1주일 동안 열린 예산군의회의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의원들의 열정에 비해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한 감사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의장을 제외한 10명의 감사위원(위원장 포함) 중에 7명이 초선의원으로 구성되어 있었던 만큼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역대 의원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감사인지 군정질문인지 조차 구분하지 못하고 자신의 출신지역구 현안문제나 해결하려는 인상을 줘 적지 않은 실망감을 남겼다.

특히 저잣거리에서나 나올법한 말투로 일관하는 일부 의원들은 감사위원으로서의 품격마저 스스로 떨어트리는 아쉬움도 남겼다.

감사(監査)는 ‘사무나 업무의 집행 또는 자산의 상황·회계의 진실성을 검사해 그 정당성 여부를 조사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군민으로부터 감사권을 부여받은 감사위원(군 의원)은 집행부가 1년 동안 집행한 각종 사업에 대한 적정성과 진실성을 따져 물어 잘못된 점은 시정조치와 함께 대안을 제시해주고, 잘한 점에 대해서는 격려하면서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주는 의무감도 주어진다.

그러나 해마다 열리는 감사 때마다 겪는 일이지만 감사는 뒷전인 채 지역구 주민들로부터 부탁받은 현안사업을 감사장에서 버젓이 ‘부탁한다. 꼭 해주기 바란다’는 식의 발언으로 스스로 품격을 실추시키면서도 전혀 부끄러움을 모르는 의원도 있었다.

심지어 공무원들의 인사권마저 감사장에서 강요하는 촌극을 빚으면서까지 감사위원의 위용을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비쳐지는 행태는 볼썽사납기까지 했다.

물론 밤늦게까지 3년 전 감사결과를 분석하면서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해주려는 모 의원의 열정이 그나마 이번 감사기간 동안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시켜주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피 감사 기관의 성의 없이 작성한 감사 자료에 대한 질책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오탈자 몇 개 가지고 큰 문제라도 되는 양 호통을 치는 것은 감사권이라는 권력을 갖고 있는 의원의 ‘갑 질’이라는 비난이 반드시 부메랑처럼 되돌아온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의원들의 감사권이나 공무들의 행정수행 권한 모두가 군민으로부터 부여되고 있다는 사실을 기초로 해서 감사에 임해야 한다는 뜻이다.

올 행정사무감사에 임하는 피감기관 부서장들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어느 부서장은 감사위원들의 질문이 있을 때마다 고개를 돌려 뒤에 앉아 있는 팀장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성의 없는 답변 자세는 앞으로 집행부가 고쳐야 할 과제로 남겨졌다.

예산=이회윤 기자 leehoiyu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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