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사태 "야 이 반란군 놈의 XX야" ··· '참군인' 장태완 장군 재조명

배우 김기현 씨가 열연한 MBC드라마 '제5공화국'에서의 장태완 소장. 장 소장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대중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전두환이 정권을 잡기 위해 일으킨 12·12 군사반란 사태가 발생한지 39년이 흐른 오늘, 당시 반란군에 맞서 싸우며 군인으로서의 의기를 지킨 장태완 장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79년 12월 12일, 육군 내 불법 사조직인 '하나회'를 중심으로 한 반란군이 탱크를 앞세워 서울로 진입할 당시 장태완 소장은 수도경비사령관(지금의 수도방위사령관)을 맡고 있었다. 
  장 소장은 1950년 6·25 전쟁 당시 장교 양성을 위해 세워진 육군종합학교 11기 출신으로 당시 군의 주류를 이룬 육군사관학교 출신들 대신 수도 서울의 방위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을 정도로 출중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자기 자신에게는 엄격했지만 사병들의 식단을 일일이 챙길 정도로 휘하 장병들에게는 자상한 지휘관으로 이름이 높았다.

  12·12 당시 반란군 수괴 전두환(육사 11기)에 맞서 끝까지 저항한 인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군사반란 당시 자신을 회유하려는 반란군에게 "마, 너거한테 선전포고다 인마! 난 죽기로 결심한 놈이야"라고 일갈한 일로 유명하다.
  주변 부대가 속속 반란군에 투항하고, 휘하 수경사 부대들도 반란군에 회유된 상태에서 행정병, 취사병 등 비전투원들까지 끌어모아 끝까지 저항하려 했지만 중과부적, 반란군에 체포됐다. 

  한편, 장 소장이 반란군과 통화하며 일갈하는 장면은 2005년 MBC에서 방영된 '제5공화국'의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배우 김기현 씨가 열연한 장태완은 "야 이 반란군 놈의 새끼야! 니들 거기 꼼짝 말고 있어! 내 지금 전차를 몰고 가서 니놈들의 머리통을 다 날려버리겠어! (수화기를 전화기에 아무렇게나 처박고) 역적 놈의 새끼들!!"이라고 외쳤는데 이는 장 소장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굳어졌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해당 대사는 장 소장이 훗날 기록한 육필 수기를 근거로 한다. 실제 육필 수기에는 "배신자 놈아! 너희놈들 조금만 더 기다려! 내 전차를 몰고 가서 네놈의 대가리부터 깔아뭉갤 것이다"고 적혀 있다.

  군사 반란 이후 반란군에 의해 강제 예편된 장 소장은 가택에 연금되고 당시 서울대생이던 외동아들이 행방불명돼 시신으로 발견되는 등 모진 시련을 겪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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