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김용복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칸타타10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두 차례 공연에 3100여 명의 관객들이 몰려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지난 2000년 창설된 그라이아스 합창단은 매년 크리스마스와 가까워지는 이 때가 되면 전 세계를 순회하며 진정한 행복과 사랑은 받을 때 보다 줄 때 더 큰 행복을 가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래서 그런지 공연 2시간 동안 어느 부흥목사가 전달하는 설교보다 더 큰 감동이 가슴에 와 닿았다. 전문가들에 의해 쓰인 대본도 아니요, 연출가나 출연진 모두가 비전문가들이기에 더욱 감동이 컸던 것이다. 오늘 공연된 칸타타는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1막에서는 오페라로, 2막에서는 뮤지컬로, 3막에서는 합창으로 엮었다.

1막 오페라에서는 2000년 전 유대의 작은 마을 베들레헴에서 예수님탄생을 간절히 기다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애타는 심정을 그렸다. 당시 로마의 지배 아래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을 이 고통에서 구해줄 메시야를 기다리는 것 외에 아무 소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예수님 탄생을 기다린 것이다

2막 뮤지컬은 일에만 빠져 살아가는 헨리 출판사의 편집부장 짐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바쁜 현실 속에 파묻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잊고 살아가는 현대적 가정의 모습을 그렸다. 작가 오 헨리의 유명한 단편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을 재구성해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엮었다.

3막 합창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지휘자 보리스 아발랸의 상큼한 지휘가 돋보였다. 상큼하되 절도가 있었고 때로는 손을 번쩍 들어 방점까지 찍었다. 국내에서 진행하는 국제합창제를 비롯해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에서도 수차례 실력을 입증한 합창단이라 했다 이 합창단은 지난 2015년 세계 최고 권위 합창제인 독일의 마르크트오버도르프 국제합창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유명 지휘자가 깨끗한 음색으로 생동감 넘치는 그라시아스 음악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합창 무대를 보인 것이다. 이른바 바로크 음악의 대표적인 작곡가 헨델의 오라토리오'메시아중 세곡을 선택해 구원자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영광과 경배를 노래했던 것이다. 보기 드문 합창, 세세에 남을 인류를 위한 큰 선물,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한 전편에 흐르는 크리스마스 칸타타. 그리고 앵콜송으로 이어진 크리스마스 캐롤송은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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