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비율 높은 대전, 최저임금 인상 등 악재 겹쳐
가게 문 닫고 일자리 줄고 악순환, 경제상황 악화

대전의 나눔 온도에 비상등이 켜진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우리 삶이 전보다 팍팍해졌다는 거다. 가게가 문을 닫고 일자리를 찾기 힘들면서 지갑을 열기가 어려워졌다.

대전은 타 도시에 비해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의 서비스업 비중이 높다. 대전시, 충청지방통계청 등에 따르면 대전의 산업구조는 지난 2015년 기준 서비스업 및 기타가 76.6%를 차지한다. 서울(89.8%)을 제외하면 대구(70.9%)와 부산(70.6%), 광주(65%), 인천(58.5%), 울산(26.4%) 등에 비해 월등하다.

그러나 여러 가지 악재로 ‘폐업’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30년 전만 해도 24시간 밝았던 유성지역 관광호텔 상권을 들 수 있다. 온천관광지로서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상권이 침체된 상황에서 호텔리베라유성, 아드리아호텔 등의 잇따른 폐업으로 외지인 유입이 줄었다. 호텔들의 잇따른 폐업과 인근 주상복합아파트 주민들의 구매력 저하로 지역 상권은 빠르게 움츠러들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유성구 지역 일반음식점 운영업소 수는 4635곳으로 지난해 말(4811곳)보다 176곳 줄었다. 올해 누적 폐업점포는 308곳에 달한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유성구만의 일은 아니다. 국세통계 사업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9월 기준 대전지역 도매업 개인사업자 중 5년 이상 생존 사업자는 2977명이다. 전년 동월(3071명) 대비 3.2% 감소한 수준이다. 소매업의 5년 이상 생존 사업자는 지난해 4819명이었으나 지난 9월 4722명으로 감소했다.

일자리가 줄어듦에 따라 대전지역 고용사정은 악화일로다. 대전지역의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만 2000명(1.5%) 감소한 76만 명이다. 고용률은 58.9%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떨어졌고 15~64세 고용률(OECD 비교 기준) 역시 63.9%로 전년 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7000명(24.4%) 늘어난 3만 4000명이다.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9%포인트 늘어난 4.3%를 기록했다.

특히 비임금근로자가 1년 전보다 4000명(2.6%)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와 자영업체에서 무보수로 일하는 가족종사자들을 일컫는다. 영세해 직원을 두지 못하고 가족과 함께 가게를 꾸려나가던 이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는 의미다.

가게가 문을 닫고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소비 역시 감소세다.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2.5% 증가했던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4월(-4.6%), 5월(-5%), 6월(-0.3%), 7월(-4.3%), 8월(-4%), 9월(-1%), 10월(-11.9%) 등 7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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