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 사상 화재참사로 번져
경찰·유관기관 원인 파악주력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초점 모아져

15일 경찰과 소방 관계자 등 합동 감식반원들이 천안 라마다앙코르호텔 화재 현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천안 라마다앙코르호텔에서 발생한 화재가 20명의 인명이 숨지거나 다친 참사로 번졌다. 1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전 등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감식팀이 현장감식에 나섰으며 경찰과 소방본부는 호텔을 대상으로 법령 위반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화재와 관련해 풀어내야 할 의문들이 속속 노출되고 있다.

◆ 화재 발견 왜 늦었나

천안 라마다앙코르호텔 화재는 오후 4시 56분경 지하에 있던 직원 A 씨에 의해 119에 최초 신고 됐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A 씨는 ‘지하 1층에 연기가 가득 차 있다’는 내용으로 30초가량 통화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천안소방이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1분 후 대응1단계를, 20여 분 뒤 대응2단계를 발령하는 등 진압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신속한 진압에 실패했다.

불은 3시간 뒤에야 가까스로 잡혔다. 이 같은 상황에 비춰 당시 화재 발견이 늦은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는 “최초 현장에 도착했던 대원들 이야기로는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화염이 강하게 분출 중이었다”며 “열기 때문에 진입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최초 신고자 A 씨는 현장에서 탈출하지 못해 끝내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50대 직원 A 씨는 입사한 지 20일 남짓인 전기관리팀장으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가스와 전기공급을 끊는 등 진화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의문

화재 당시 호텔 지하의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도 의문이다.

충남 천안 라마다앙코르호텔은 지난해 안전점검에서 ‘스프링클러 감지기 고장’ 사항이 적발된 바 있다. 당시 개선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지만 지난 14일 화재에서 지하의 스프링클러 설비가 작동했는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층에서 불길이 삽시간에 번져갔다는 점에서, 또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다면 화재가 누그러졌을 것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지하층 스프링클러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조사에서 호텔 대표가 ‘경보기는 울렸는데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는지는 들어가보지 않아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 법령 위반 불거질까

화재 진화와 함께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충남 천안서북경찰서는 라마다앙코르호텔 화재 참사 조사와 관련해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전담팀 수만 35명에 이른다.

경찰에 따르면 15일 진행된 현장감식에서 화재가 1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뿐, 발화지점 등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은 화재발생 당일 해당 호텔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15일에는 호텔 시설팀장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발생 당일 호텔 대표는 화재가 왜 발생했는지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시설팀장 등 관련자 조사를 진행하면서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고 이와 함께 호텔의 소방법·건축법 등 관련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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