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여중생 성폭행 ··· 잊을만 하면 터지는 태권도계 성추문

태권도 여중생 성폭행 폭로를 다룬 채널A의 15일 뉴스 보도 화면.

 

  대한태권도협회 전 임원이 과거 여중생 제자 10여 명을 성적으로 유린한 사실이 최근 불거지면서 과거 태권도계에서 발생한 성추문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15일 전 대한태권도협회 이사 A 씨가 과거 자신이 운영하던 태권도 도장에서 제자들에게 폭력과 성폭력을 일삼았다는 피해자 이 모(33.여) 씨의 주장을 단독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 A 씨로부터 폭력과 성폭력을 당했으며 중학생 때부터 수십 차례 성폭행을 당한 이도 3명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A 씨가) '운동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신체 변화를 알아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체육관과 합숙소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신체를 만지며 성폭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 씨를 비롯한 피해자 15명은 피해자연대를 꾸려 지난해 4월 대전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현재 1심 공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권도계에서 성추문이 터져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7년 8월에는 40대 태권도 관장이 대회 출전으로 묵게된 호텔에서 중학생 제자의 신체 부위를 만지고 강제로 입맞춤하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고, 그에 앞선 2015년 8월에는 30대 태권도 관장이 수련회에서 초등학생인 원생을 성폭행하고 이를 말리는 또 다른 학생까지 성폭행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2013년 1월에는 자신의 태권도장에 다니던 10대 여학생 3명을 상습 성추행하고 성폭행까지 한 40대 태권도관장에게 징역 8년의 중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이처럼 태권도계에 성추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라든지 국기로서 태권도장이 가장 많아서라는 단순한 통계상의 문제라는 지적, 지도 과정에서 신체접촉이 많은 종목의 특성, 지도자에 대한 복종을 강조하는 문화 등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최근 쇼트트랙, 유도, 태권도 등에서 미투 폭로가 잇따르고 있는 것과 관련 "관행과 병폐에 대해 자정 기능을 다 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체유계 폭력과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매번 사태가 터질 때마다 반복되는 풍경이어서 체육계가 과연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을 지, 이번에도 소나기를 피하자는 심정으로 미봉책에 그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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