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때도 호출시키는 교수
교수가 동물병원비 내라고…’
익명의 제보내용에 오르내려
학생들에 폭행·폭언 의혹도

<속보>=온라인에서 촉발된 세종 A 대학 B과 악·폐습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내용 대부분이 오늘날 대학 문화의 현실과 동떨어진 것도 씁쓸하지만 그 중 일부는 제자들이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도록 도와야 할 교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다. <본보 1월 16일자 6면 보도>

익명의 제보로 알려진 이 대학 B과의 부조리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본부가 자체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아침 등교 후 뺑뺑이, 장학금 환수각서 등이 실제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 관계자는 “현재 해당 학과 교수와 재학생 등을 대상으로 사실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며 “뺑뺑이는 학생들의 체력 증진과 수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교수들도 함께 참여하는 가운데 실시됐고 각서는 현재 어떤 경위로 나오게 된 것인지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졸업한 학과가 논란의 대상이 되자 B과 재학생과 함께 졸업생들도 안타깝긴 마찬가지다. 그동안 일부 부조리가 있었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한 것을 미안해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소위 ‘규칙’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하는 등 저마다 다양한 생각들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상당수는 온라인에 나도는 내용 중 ‘방학 때도 호출시키는 교수’, ‘교수가 학교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이 아프면 병원비를 학생들에게 돈 모아서 내라고 함’ 등 유독 ‘교수’가 자주 등장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졸업생 C 씨는 “소식을 듣고 온라인에서 직접 확인해보니 ‘D 교수 얘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D 교수는 이미 졸업생들 사이에선 재학시절 평소 폭행과 폭언을 했었던 것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실제 D 교수에게 폭행, 폭언을 당한 기억이 있다는 다른 졸업생 E 씨도 같은 견해를 보였다.

E 씨는 “교수님 옆에서 실습 등을 하면 속된 말로 ‘시다바리’가 돼야 하는데 뺨을 맞거나 발로 까이는 건 아무것도 아니고, 뭔가 맘에 안 들면 때리고 컵 등을 던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또 ‘흉기로 배를 찌르겠다’, ‘턱을 당기지 않으면 발로 차버리겠다’ 등 듣기 민망한 폭언도 여러 차례 이어졌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현재 학과 교수님이나 재학생들 상대로 조사가 진행 중이고 졸업생들에겐 아직 확인하지 않아서 정확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조사 결과 학생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거나 학과가 비민주적으로 운영된 것이 확인될 경우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문제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지만 내부 속사정을 모르는 이들에 의한 갖은 비난에 재학생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본부가 면밀하고 정확한 사안 파악을 통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B과의 한 재학생은 “온라인에 나오는 부조리 중 일부가 없었다곤 할 수 없지만 오랜 시간 학생들이 직접 나서 부적절한 것을 없애려고 노력을 한 끝에 공개된 규칙과 많은 것이 달라진 게 현실”이라며 “마치 현재 진행형인 것처럼 이야기가 와전되고 특히 애꿎은 사람들이 가해자로 둔갑돼 신상이 버젓이 공개되는 등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답답해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