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환자 이유로 구속 빠져나가던 상습절도범, 격리실에 구속

결핵 환자 상습절도범

도둑질을 계속하다 경찰에 붙잡혔지만 결핵 환자라는 이유로 손쉽게 빠져나갔던 상습절도범이 똑같은 짓을 다시 저지르다 덜미를 잡혔다. 이번에는 철창신세를 피할 수 없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이모(37)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서울, 인천, 경기도, 전라도 등 전국을 돌며 늦은 시각 빈 상점의 금고를 턴 혐의를 받고 있다.

결핵 환자인 이씨는 앞서 작년 11월에도 같은 짓을 벌이다 현행범 체포됐으나 경찰의 손아귀를 빠져나간 적이 있었다.

당시 경찰이 다른 수감자들의 감염을 우려해 유치장이 아닌 병원으로 데려갔다가 이씨를 놓친 것이다.

일정한 주거가 없어 행방이 묘연하던 이씨는 지난 14일 인천의 한 상점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절도를 저지르다 또 현행범 체포됐다.

이씨는 다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내가 그 결핵 절도범이다"라며 평소 지니고 다니던 결핵 진단서를 내세웠지만, 이번에는 경찰이 단단히 채비를 갖춘 뒤였다.

인천 경찰로부터 이씨를 넘겨받은 강북경찰서는 법무부와 협의해 동부구치소에 음압 격리실을 준비해뒀다.

음압 격리실은 내부의 공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시설을 갖춘 방이다. 바이러스가 밖으로 빠져나갈 우려가 극히 낮기 때문에 결핵 환자뿐 아니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환자도 머물 수 있다.

경찰은 이씨를 조사할 때 감염 위험을 줄여주는 N95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씨에게는 결핵의 감염성을 줄이는 의약품을 투여했다.

이씨에게 사용한 포승줄은 물론, 이씨를 조사한 조사실도 철저하게 소독했다.

앞으로는 이씨가 있는 음압 격리실로 경찰이 방문해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씨의 여죄를 밝혀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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