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이 이번엔 선수 공개 선발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부 리그 승격 좌절과 김호 사장의 사퇴 논란 등으로 바람 잘 날 없는 대전시티즌이 선수 선발과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들을 탈락시켰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또 한 번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이참에 대전시티즌을 환골탈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전시티즌은 지난해 12월 5일부터 14일까지 프로선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전과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공정한 선수 선발시스템 정착을 위해 선수 선발 공개 테스트 신청을 접수했다. 접수 결과 전국에서 응모한 284명의 선수들 중 1차 서류 심사를 통해 88명을 가려냈고 이들을 대상으로 공개테스트를 거쳐 15명의 최종 후보가 선발됐다.

그런데 15명의 최종 후보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의 평가 점수가 높은 2명이 탈락했고 구단은 대신 선발된 선수들의 점수를 사후에 조작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88명을 대상으로 한 실력테스트 이후 15명을 뽑는 최종 테스트에서 심사위원들이 모든 채점을 끝낸 뒤 어떤 이유에서인지 알 수 없으나 일부 선수의 점수를 수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역 정치권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물론 정의당 대전시당 등 야당은 일제히 구단주인 허태정 대전시장의 사과와 함께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촉구했다. 차제에 대전시티즌을 완전히 새롭게 쇄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선수 선발에서 점수 조작이 이뤄졌다면 그야말로 심각한 문제이다. 대전시티즌은 다른 프로구단과 달리 대전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프로구단이다. 따라서 그 어느 구단보다 더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하는데도 가장 중요한 선수 선발과정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대전시티즌은 이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대전시티즌은 방만한 운영과 갖은 잡음으로 시민들의 질타를 받아왔다. 지난해만 해도 1부 리그 승격이 좌절된 데다 김호 사장 사퇴논란과 이사와 감사가 무더기 사퇴하는 등 바람 잘 날이 없다고 할 정도로 잡음에 시달렸다.

선수 선발과정에서의 점수 조작 의혹에 대해 진위를 정확하게 파악해보고 쇄신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옳은 순서일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기회에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는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 구단주인 허 시장은 일부 시민들이 구단을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대전시티즌을 환골탈태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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