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래 유등노인복지관장

 

오스트리아의 한 간호대학 동기인 이들은 1960년대 20대의 젊은 나이에 자원봉사자로 대한민국에 입국해서 반평생(43년)을 소록도에서 피고름으로 얼룩진 한센인들을 돌보고 치료하는 나눔의 봉사를 실천하였습니다. 그들은 70대의 할머니가 되어 몸이 아파와 제대로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입국할 때 가져온 해진 가방 하나만 들고 홀연히 섬을 떠나 고국으로 돌아가 3평 남짓한 수녀원에서 가난하고 소박한 생활을 하며 조용히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떠난 후 대한민국에서는 이들의 숭고한 삶을 높이 기리며 노벨상을 추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들의 결사적 반대로 무산됐고,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관심에서조차 서서히 잊혀 가고 있습니다.

세계 253개의 국가 중 인구 5000만 이상과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인 선진 7개 국가 반열에 당당히 올라선 대한민국이 물질만능주의와 극도의 이기주의로 인해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세대간의 갈등, 이념간의 갈등, 지역간의 갈등 등으로 사회의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이 시대 우리의 처참하고 암울한 현실 앞에서 누구에게도 얼굴을 알리지 않고, 숨어서 베푸는 것이 참나눔인 것으로 알고 믿고 실천하며, 인생전부를 낯선 이국의 한센인들에게 바친 성스러운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몹시 그리워지는 때입니다.

상처받고 버림받은 사람들을 위한 섬김과 나눔, 배려의 삶을 산 두 수녀의 나눔의 향기는 민들레 씨앗처럼 바람에 날려 어둡고 추운 이 세상을 밝고 따뜻하게 영원히 비춰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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