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의 연휴가 완성됐다. 차례는 설 당일에 차리는 게 보통이니 우선은 완성된 연휴를 즐겨보자. 연말과 월말에 쉴 틈 없이 일하며 떨어진 체력을 끌어 올리고 기분 전환이라도 할 겸 좋은 곳을 찾아 심신을 달래자. 충청권엔 설 연휴에 충분히 심신을 달래고 기분전환하기 좋은 곳이 가득하다.

 

한밭수목원

◆ 도심 속 힐링처 한밭수목원

'대전의 허파'라 표현하면 진부하겠지만 규모는 허파 그 이상이다. 16만 1000㎡란 큰 규모에 179종의 수목이 9만 3480본이나 식재됐고 초화류 역시 305종, 50만 1000본이나 된다.

이 중 꼭 들러봐야 할 곳은 열대식물원이다. 맹그로브원, 야자원, 열대화목원, 열대우림원의 4개 주제원으로 구성됐으며 열대식물은 물론 다양한 아열대식물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열대나 아열대지방의 갯벌이나 하구에서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며 줄기와 뿌리에 많은 호흡근을 가지고 있는 맹그로브 식물이 주제인 맹그로브원이 가장 으뜸이며 이국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종의 다양성 증대와 관련 연구, 실험의 기반이 되는 시설로 주로 기후변화에 따른 열대식물의 재배를 시험하며 희귀식물을 보존하고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등도 수행해 자녀를 데리고 가기 딱 알맞다.

열대식물원과 함께 암석원, 허브원, 습지원, 단풍신갈나무숲 등도 수목원의 명소로 꼽힌다. 이외에도 야생화원, 무궁화원, 잔디광장, 관목원, 물오리나무숲, 소나무숲, 굴참나무숲, 감각정원, 졸참나무숲, 생태숲, 명상의숲, 상수리나무숲, 버드나무숲, 야외학습당, 침엽수림 등 다양한 주제의 산책로도 만날 수 있다.

인근에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 예술의전당, 건강카페, 숲속작은문고 등 함께 즐길 거리가 있는 만큼 대전에선 꼭 한 번 가봐야 할 곳이다.

 

호수공원

◆ 국내 최대 인공호수인 세종호수공원

국내에서 가장 큰 인공호수인 세종호수공원은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좋게 하는 곳이다. 공원면적은 69만 7246㎡, 수면적만 32만 2800㎡나 된다.

호수를 중심으로 5개 주요 주제가 있다. 오랜 세월 금강의 물결에 의해 다듬어진 조약돌을 형상화해 만든 672석 규모의 공연장의 ‘수상무대섬’, 공원의 활성화를 위해 각종 문화예술 행사를 개최하는 독립된 구조의 섬으로 도시에서 즐기는 친수성이 조성된 ‘축제섬’,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물놀이시설과 반짝이는 모래해변이 있는 ‘물놀이섬’, 데크길 따라 가득 채워진 다양한 수생식물의 향연을 느낄 수 있는 ‘물꽃섬’, 여러종류의 수생식물 및 초화류 식재로 수생태계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습지섬’ 등이다. 또 8㎞의 산책로와 4.78㎞의 자전거도로가 심신의 안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양한 초화류와 나무를 통해 계절별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노을 질 때 ‘바람의 언덕’은 나름 출사지로도 유명한 곳으로 저녁노을은 감탄사를 부른다.

인근엔 친수문화구간에 위치한 최고 높이 40m의 방축천 음악분수가 있어 다양한 연출과 다채로운 경관조명을 통해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2013년에 개관한 이래 가족 단위의 방문자들이 꾸준히 이어지는 지하 2~지상 4층 규모의 국립세종도서관, 동쪽의 강을 내려다보면 '강에 비친 달이 돈다'는 데서 지명이 유래된 전월산 등이 호수공원과 인접해 즐길 만한 곳이다.

 

왜목마을

◆ 서해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충남 당진 왜목마을

1월 1일 동해는 사람이 엄청 북적인다. 여름휴가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일출을 보기 위해 동해를 찾는다. 1월 1일에 새해 일출을 보지 못했다면 음력 1월 1일인 설에 충남 당진을 찾아보자. 서해지만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해 '서해의 동해'라 불리는 곳이다. 서해인데도 일출을 볼 수 있는 이유는 지리적인 특성 때문이다. 지도를 보면 충남 당진이 서해에서 반도처럼 북쪽으로 불쑥 솟아 나와 있는데 왜목마을이 솟아나온 부분의 동쪽에 있어서다. 즉, 동해안과 같은 방향을 보고 있어 서해인데도 일출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해양수산부가 일출 명소로 꼽았을 정도로 제법 인지도도 높다. 이곳 왜목마을의 일출은 인근 장고항의 노적봉 남근바위 사이로 해가 떠오르며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동해의 일출과 달리 서정적인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최근 국내 해상 조형물로는 가장 높은 30m의 높이를 자랑하는 왜목마을 상징조형물인 ‘새빛왜목’이 완공돼 일출과 함께 한다면 장관을 연출한다. 새빛왜목은 국내 해상 조형물 중 가장 유명한 경북 포항 호미곶에 위치한 ‘상생의 손’보다 세 배나 높다. 인근 석문산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일출의 모습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높지 않은 고도여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왜목마을은 일출과 일몰도 매우 유명한데 시기만 맞다면 바다 위로 떠 오른 보름달을 감상할 수 있다. 설에 보름달이 뜰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몰도 절대 놓칠 수 없는 요소다.

 

청남대

◆ 대통령만 독점했던 아름다운 비경의 청남대

과거 좋은 것은 무조건 권력자에게 돌아갔다. 좋은 풍경 역시 마찬가지다. 좋은 풍경을 독점하며 자신의 권력을 마음껏 누렸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당시의 청춘이 피를 흘리며 얻어낸 민주주의로 권력자에게만 집중됐던 모든 것들이 이제는 모두가 누릴 수 있게 됐다. 청남대도 대표적이다. 청남대는 남쪽의 청와대란 뜻으로 대통령의 별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쉬던 곳인 만큼 경치는 보장됐다.

청남대는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이 주변 환경이 빼어나다는 의견을 냄에 따라 1983년 6월 착공돼 12월에 완공됐다. 역대 대통령은 매년 4~5회, 많게는 7~8회씩 청남대를 이용해 20여 년 동안 총 88회 400여 일을 이곳에서 보냈다. 대통령별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 시절부터 김해를 비롯해 전국에 총 네 군데가 있었으나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모두 폐쇄하고 청남대 한 곳만 남겼다. 20년 동안 비공개였던 청남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2003년 4월 18일 충북도로 이양돼 일반에게 개방됐다. 부지 면적만 184만 1400㎡에 달할 정도로 놀라운 크기를 자랑한다.

청남대는 볼거리가 워낙 많지만 가장 추천하는 건 바로 김대중 대통령길에서 출발할 수 있는 전망대다. 총 645개로 구성된 행복의 계단을 오르면 3층짜리 전망대가 나오고 맨 위로 올라가면 대청호란 큰 호수를 볼 수 있다. 충청의 젖줄이다.

이 외에도 호반을 산책할 수 있는 전두환 대통령길, 대통령기념관이 있는 노태우 대통령길 등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승용차를 가져가려면 예약이 필수이니 홈페이지를 참고하자.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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