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마릿수 감소로 공급량 부족…일 년새 74%↑

최근 닭고기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치킨집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치킨집 업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안 그래도 힘든데 원재료 부담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31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가 주로 사용하는 닭고기 9~10호(1㎏)의 1월 평균 가격이 4307원으로 전달(3855)과 비교해 352원(11.7%) 올랐다. 지난해 동기 2479원과 비교하면 73.7%인 1828원이나 올랐다. 이는 겨울철 닭이 더디게 크는 데다 병아리 생산 감소로 사육·도계 마릿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병아리가 한 마리에 100원이었지만 지금은 600원이 비싸진 700원으로 폭등했다. 더욱이 지난해 여름 무더위로 육계를 낳는 종계가 골병이 들면서 4분기에 병아리가 많이 줄었고 혹한 등의 영향으로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닭고기값이 뛰자 치킨집 사장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대전 갈마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 모(45) 씨는 “최근 한 달사이 신선육 가격이 닭고기 시세에 맞춰 500~600원가량 올랐다. 일단 다른 부대비용을 줄이면서 버티고는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닭고기 가격 상한선을 정하고 이를 넘지 않으면 시세대로, 상한선을 넘으면 가맹본부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 닭고기 가격이 상한선을 넘어 가맹본부, 가맹점주 모두 부담이 커졌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배달료 상승도 부담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A모(대전 둔산동) 씨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닭고기 가격까지 오르니까 진짜 ‘죽을 맛’이다”라며 “배달료도 건당 2800원에서 3000원까지 오르면서 배달을 직접 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치킨집은 일찍 문을 닫거나 폐업까지 고민하기도 한다.

대전 유성구에서 개인 치킨집을 운영하는 B모 씨는 “배달료, 배달앱 수수료, 임대료 상승 등 악재만 계속되고 있다. ‘버티자’는 심정으로 감내해 왔지만 닭고기 가격까지 오르면서 인건비, 관리비라도 줄여보기 위해 일찍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도계 마릿수는 앞으로 더욱 적어지면서 가격 고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측본부가 발표한 ‘축산관측 육계 1월호’에 따르면 2~3월 도계 마릿수는 병아리 생산 감소로 육계 사육이 줄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월 도계 마릿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각각 1.0%, 0.7% 감소한 6714만 마리, 8181만 마리로 예상된다. 내년 2~3월 육계 산지가격은 지난해보다 높은 1400~1600원/㎏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4월 이후 닭고기 공급량은 병아리 생산 잠재력이 높아 지난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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