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댐물문화관~두메마을 코스
잔잔한 호수 … 일렁이는 억새조화
분주함 가라앉고 잔잔한 감동만이

자연의 향기는 우리 마음에 위로를 준다. 많은 이들이 재충전을 위해 자연을 찾는 이유다. 여기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난제가 있다. ‘산과 바다 중 어디로 갈 것인가’다. 그러나 우리는 걱정할 이유가 없다. 지근거리에 국내 최대 인공호수 대청호와 이를 둘러싼 둘레길이 있는 탓이다. 

금강일보는 2015년 ‘대청호오백리길을 가다’에 이어 2016년 ‘마실 가듯 1박 2일’, 2017년 ‘대청호, 그곳에 가면…’ 그리고 지난해 ‘같이 가요, 대청호오백리길’ 등으로 대청호의 매력을 소개해 왔다. 올해는 대전방문의 해를 맞아 다섯 번째 시즌 ‘발로 만든 대청호오백리길 안내서’를 통해 구간별 봄, 여름, 가을, 겨울 체험기는 물론 즐길거리와 볼거리, 먹거리 등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수없이 많은 이들의 발도장이 이미 찍혀있는 곳이지만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발자국이 남을 이곳, 대청호오백리길이 충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의 키워드 혹은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역할을 하기를 희망해 본다. 

 

 

◆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1구간, 두메마을길 
이번 여정의 시작 역시 1구간이다. 사실 길이라는 게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인지 정할 수 없기에 청개구리 심보가 꿈틀거리며 거꾸로 걸어볼까도 생각했지만 눈앞에 ‘1’이 아른거리는 탓에 발걸음은 첫 번째 체크포인트인 대청댐물문화관으로 향한다. 대청댐물문화관 앞 광장에선 대청호의 장엄함을 엿볼 수 있다. 대청댐과 맞닿은 대청호가 한 눈에 들어오는 까닭이다. 겨울 볕이라고 하기에는 따스한 햇살과 그 햇살을 머금고 있는 대청호의 모습은 앞으로 걷게 될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11.5㎞)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대청호의 장엄함을 머리에 각인한 채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한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소리, 아스팔트가 아닌 흙이 발에 닿는 느낌, 미세먼지 걱정을 확 날려주는 가슴 시원한 산내음, 소음과 다른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은 내딛는 발에 힘을 실어준다. 그리고 또 하나. 걸음 내내 왼편에 보이는 대청호의 모습과 힘겹게 오르막을 오르고 난 뒤 보이는 자연의 풍광은 잠시잠깐 등산의 고단함을 잊게 해준다. 저질체력에 다시 돌아갈까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마다 보이는 대청호의 아름다움은 다시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겨울의 호수는 그 자체로도 운치가 있다.

 

 

힘듦과 감탄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두 번째 체크포인트가 나온다. 대청댐보조여수로 옆 로하스가족공원이다. 오토캠핑장 사이트와 카라반 사이트가 마련돼 있어 대청호오백리길을 찾는 이들의 숙박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아직 쌀쌀한 날씨에도 캠핑을 준비하는 이들이 몇 팀 보일 정도다. 
보조여수로를 지나면 생태습지가 나온다. 그것도 두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곳이 세 번째 체크포인트다. 먼저 만나게 되는 이촌지구생태습지는 미나리원 2800본과 물억새 등 21종 5만 2010본이 식재돼 있다. 또 인근에 위치한 카페에선 잠시 여유를 부릴 수도 있다. 
숲길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하면 다른 생태습지인 강촌지구생태습지를 만날 수 있다. 앞서 만난 이촌지구보다는 작은 규모이지만 정자가 마련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자에 앉아 억새를 밑받침 삼아 대청호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일상의 묵은 때가 씻겨 나가는 느낌이 든다. 

 

억새물결 사이로 보이는 정자.

 

삼정동 삼거리부터는 도로와 접한 데크길을 걷게 된다.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은 숲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을을 지나기도 하고 도로를 걷기도 한다. 왕복 2차선의 도로를 걸을 때에도 옆에 좁은 공간이라도 있으면 데크길이 만들어져있다. 그러나 도심을 걸을 때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도심에서 흔한 매연, 시끄러운 소음 대신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있기 때문이다. 
데크길을 따라 걷다보면 뒷산의 땅모양이 마치 먹는 배와 같이 생겼다해 예전부터 ‘배산’이라 불리던 배고개마을에 들어선다. 배이(梨)자를 써 지금은 이현동이 된 이곳 대청호 두메마을이 가까워지면 또 한 번 생태공원을 만날 수 있다. 이현동 두메마을 거대억새습지다. 이곳이 1구간 종점이자 2구간의 시작이다. 
글=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사진=조길상·정재인 기자,영상=정재인 기자 
 

[가볼만한 곳]

◆ 대청댐 물문화관 
물을 주제로 한 문화공간으로 수자원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키고 물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K-Water(한국수자원공사)가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기존의 대청댐 물홍보관을 증축, 2004년 7월 6일 대청댐 물문화관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대청댐의 역할과 기능을 알리고 물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제1전시관, 대청호와 금강에 사는 생물의 서식환경을 소개하는 제2전시관, 대청댐 건설로 인해 사라진 대청호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기록·재현하는 제3전시관을 운영한다. 그밖에 영상실, 댐자료실과 인포센터, 전망대, 기획전시실 등이 마련돼 있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 로하스가족공원워터캠핑장 
대청댐 보조여수로댐 인근에 위치한 로하스가족공원워터캠핑장은 물 체험과 함께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신개념을 도입한 워터캠핑장이다. 일반 오토캠핑장 40사이트와 카라반, 글램핑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대전에 있는 캠핑장 중에는 가장 큰 규모다. 캠핑장에는 피크닉테이블과 함께 평상, 텐트를 칠 수 있는 데크가 기본 편의시설로 제공된다. 방문자센터를 비롯해 개수대와 화장실, 야외공연장, 어린이놀이터와 미니풀장, 팔각정, 풋살장, 그네벤치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췄다. 로하스가족공원워터캠핑장을 이용하기 위해서 예약이 필수다. 예약은 홈페이지(camplohas.com)에서 가능하다. 

◆ 대청호두메마을 
두메마을에선 황부월 관장이 직접 30여 가지의 각종 재료로 만드는 산야초 효로를 만드는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으며 천연 비누만들기, 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콩을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펴 만들어보는 두부, 장 만들기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또 1970년대까지 마을의 주 수입원이던 담배농사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댐이 생기기 전 마을에서는 20여 가구가 담배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마을이 수몰된 뒤 경작지가 줄어 담배농사를 짓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마을에는 여전히 공용으로 사용하던 담배건조장 두 채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 교통편 
대중교통 
72번 [달전리-둔곡동-송강종합상가-한국가스기술공사-한국타이어-덕암동-남경마을-신탄진동-보조댐-휴양소-미호동-대청댐] 
73번 [금탄동종점-대동-송강종합상가-한국가스기술공사-한국타이어-금강엑슬루타워-신탄진동-보조댐-휴양소-미호동-대청댐] 
자가용 이용 시 - 대전 대덕구 미호동 1-10 대청댐휴게소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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