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혈액보유일수 2.6일 불과, 전국 4.7일에 못미쳐

[자체행사, 명절, 감염병 유행으로 참여 독려 어려워]

동절기 헌혈 수급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단체 헌혈 참여가 저조하고 취소건수가 잦아 지역 내 혈액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동절기 혈액 수급 위기에 설 연휴까지 겹치면서 헌혈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어 단체들의 책임감 있는 헌혈 참여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7일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에 따르면 6일 현재 혈액 보유량은 4.7일분으로 적정 보유량인 5일이 채 못 된다. 매년 2월마다 헌혈자는 크게 줄어드는데 올해는 설 연휴까지 겹쳐 월초라는 점을 감안해도 전국적으로 2만 7335명밖에 헌혈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총 헌혈자는 19만 3180명이다.

대전·세종·충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혈액 보유량이 대전 2.6일, 천안 2.8일분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정도지만 이 수준은 경계에서 주의단계 사이로 지역 내 헌혈수급이 절실한 상태다. 동절기 헌혈 부족은 저출산·고령화라는 사회문제와 맞물려 국내 헌혈 수급 구조자체의 문제라지만 최근의 상황은 헌혈 단체의 참여저조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설 명절 전후로 단체들의 자체 행사가 많았고 연휴가 겹쳐 단체에서도 헌혈 참여를 독려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자발적인 단체헌혈을 추진했다가 취소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지역의 한 단체 관계자는 “동절기마다 헌혈수급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 올해도 2월 명절 전에 단체헌혈을 하려고 했으나 내부 행사도 있는데다 직원들의 외국여행 등으로 헌혈 부적합자들이 많아서 자체적으로 헌혈을 진행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전세종충남혈액원의 2월 단체헌혈 섭외 내역을 보면 현재 최소 헌혈차량 32대분이 부족하다. 6일 현재 기준 439명이 헌혈을 했지만 이달 목표 5600명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하루에 800명 정도의 헌혈자가 필요한데 차량 32대분이 부족하다는 점은 한 대를 기준으로 50명 내외가 헌혈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볼 때, 헌혈 적정보유량 이틀 분에 해당되는 양이 지속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설 연휴 이후 당장 8일부터 대전세종충남혈액원 헌혈차량은 경찰서, 연구원, 공단, 학교 등에서 단체헌혈을 진행하기로 예정돼 있다. 이마저도 차량 한 대당 하루 종일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단체에 따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최소 가능한 시간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체헌혈 섭외 자체가 어려워 사정하다시피 몇 번씩 협조요청을 하고 있는 혈액수급 담당자들은 부족한 혈액만큼이나 하루하루가 피가 마르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혈액원 관계자는 “학생들의 방학 등으로 혈액수급이 어려운 동계기간에는 단체 헌혈에 수급을 의지하고 있는 실정인데 최근 들어 설 명절과 홍역, 독감 등 전염병 유행으로 단체의 헌혈 참여 유도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나마 대전충남세종 지역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더 많은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참여유도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 지역 내 공단, 회사 등 단체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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