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협력대상’ 통일인식 변화
대전 통일 교육 안보서 탈피

<속보>=지난해 이맘 때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싹 튼 한반도 평화 모멘텀이 이달 말 또 한 번의 분수령을 맞는다. 베트남을 무대로 북미 두 정상이 재회를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국내·외 정세 변화 속에 교육 현장도 평화통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본보 2018년 9월 20일자 1면 보도>

오는 27일부터 28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고 비핵화 담판을 벌이는 세기의 이벤트가 다시 펼쳐지면서 세계의 이목이 재차 한반도로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침(浮沈)을 반복하긴 했으나 비핵화를 넘어 한반도 평화를 향한 움직임은 그간 북한을 적대하고 부정적으로만 보던 교실의 인식 변화로 이어져 긍정적인 조짐을 띠고 있다.

교육부와 통일부가 지난해 10~12월 전국 초·중·고교 597곳의 학생 8만 29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 ‘북한을 우리의 적(敵)으로 생각한다’라는 응답은 5.2%에 그쳤다. 2017년 조사(41%) 때보다 35.8%포인트나 줄었다. 북한을 협력의 대상으로 보는 비율도 50.9%로 직전 조사(41.3%)에 비해 9.6%포인트 상승했고, 63%가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 1년 새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인식 변화에 교육당국도 안보에 치우쳤던 통일교육의 초점을 평화통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교육청도 ‘통일안보교육계획’ 명칭을 ‘평화통일교육계획’으로 변경하고 안보 중심 교육에서 탈피, 체험교육을 바탕으로 평화통일 공감대 확산에 나선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평화통일 교육을 위한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해 도덕·사회·국어 이외에 여러 교과로 확대하고 인터넷 통일학교 개편 등 맞춤형 교육을 할 계획이다.

또 한국과 독일 교원 교류를 추진해 동·서독 통일 과정의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통일에 대비한 시사점을 찾고 교원 전문성 제고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학생들을 위한 해외 체험과 통일이야기 한마당, 평화·통일 기원 탐방단 등 다양한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통일 인식의 변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고 평화 통일체제 정착과 평화 번영의 필요성에 집중해 교육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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