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신입생 배정 시기·교복 물량 부족
동복 생산 밀리면 하복도···업체 난감
세종교육청, 교복 없는 입학식 계획

중·고교 신입생 무상 교복 지원이 딜레마에 빠졌다. 1월말이면 발표되던 신입생 학교 배정과 교복 업체의 교복 생산 시기 등이 예상치 못한 난제로 작용하면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대전·세종·충남에서는 중·고교생 신입생을 대상으로 무상 교복을 현물 또는 현금 지원한다. 무상 교복 지원은 교복 가격의 지나친 상승을 완화시키고,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입학식을 앞두고 교복 업체와 시·도교육청에서는 각각의 걱정에 빠져있다. 무상 교복 지원은 각 학교에서 특정 교복 업체를 선정하면 학생들이 지정된 곳에서 교복을 지급받는 방식인데 교복 업체가 난감해 지는 게 이 대목이다. 기존에는 각 교복 대리점에서 학생들의 신체조건, 판매량 등을 예상해 교복을 주문했지만, 올해부터는 계약을 맺은 업체와 학교 간의 단독 납품으로 바뀌면서 타 업체에서는 교복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3~4월이면 하복 생산이 시작돼야 하는데 현재 동복을 모두 납품하지 못해 도미노 지연까지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A 업체 관계자는 “보통 교복은 1~3개월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학교 배정을 받은 뒤 교복을 주문하게 되면 원단 제작, 공장 가동 등에서 어려움이 따른다”라며 “계속 시기가 밀리다보면 하복 납품도 늦어진다. 교복 부족 상황이 계속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입학식 전까지 교복 지원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특히 세종교육청의 무상 교복 지원에 대한 고심은 더 깊다. 지난달 고교 배정 오류로 한차례 난항을 겪은 탓에 신입생 배정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세종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배정 오류로 인해 교복을 지급받을 때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납품이 늦어질 경우를 대비해 교복을 지급받지 못한 신입생들이 사복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각 학교에 안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전교육청 역시 관련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다. 매년 1월말 발표되는 신입생 배정과 맞물려 올해 처음 도입되는 무상 교복 지원을 관내 모든 중·고교 신입생들의 입학식전까지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교복을 사이즈에 맞춰 생산하는 게 아니다 보니 체형에 맞는 교복이 없을 수도 있어 입학식 전까지 모든 학생시간들이 교복을 지원 받기는 빠듯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각 학교에 미리 안내를 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시간적인 여유를 늘리고자 학교 배정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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