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된 일이다.

지난 1983년 6월 착공해 그해 12월 완공된 청남대, 군 정권의 서슬 퍼런 권력이 하늘을 찌를 그때 제5공화국 시절에 탄생됐다.

당시 ‘청남대’ 진입로 확?포장을 위해 도로를 완전히 차단한 채 공사를 강행한 일탈이 있었다. 그것도 겨울철에. 지금의 ‘적폐’다.

당시의 ‘적폐’를 뺨치는 현상이 세종시(행복도시)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과거가 ‘독재의 권력’이라면 지금은 ‘행복도시특별법 권력’의 차이다.

공통점은 국민(시민)들 위에 군림하는데 조금도 거리낌이 없는 습관화된 ‘편의주의’다.

문제의 발단은 국세청~아트센터 뒤 도로 왕복 2차선을 전면 차단, 폐쇄한 채 ‘도시상징광장’ 공사를 강행하는데 따른 부작용이다. 공사기간은 무려 6개월이다.

행복청·LH 세종본부는 장소가 비좁아 사고위험 등 안전을 위해 도로를 차단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현재 도로를 전면 차단한 곳은 ‘어반아트리움’의 P3와 P4구역을 가로지르는 곳이다. ‘어반’과 도시상징광장 십자(┼)로 교차되는 이 지점은 불과 50여 m에 불과하다.

‘도시상징광장’ 의 지하공사 1㎞ 중 불과 50여 m의 공사를 위해 2차선 도로를 차단한 것이다. 더구나 P4 상가구역은 빈터로 남아 있다. 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또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동절기 공사를 강행, 레미콘 타설 보양(保養·보온시설)비까지 LH가 부담하는 것으로 그 배경에 의혹을 사고 있다.

한마디로 시공편의를 위한 모든 행정력이 동원된 셈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무리수 행정력의 정점은 어디일까.

세종시 ‘어번아트리움’의 올해 중순께 준공목표와 ‘도시상징광장’ 준공시점이 일치하다는 데서 퍼즐의 실마리가 풀린다.

현재 착공조차 못한 채 빈터로 남아 있는 ‘어반’의 P4는 LH 전 간부의 구속 등 장기간 수사로 인한 경영악화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P1~P5까지 이어지는 상가의 순환구도가 P4에서 끊어져 단절되는 큰 흠집이 생겼다.

이 와중에 P3~P4를 가로지르는 50여 m의 ‘도시상징광장’ 지하공사를 위해 도로를 전면 차단해 시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는 것.

이는 ‘사람이 먼저’라는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인 분명한 ‘적폐’다. 서슬 퍼런 군부의 때에 있었던 ‘군림’과 다를 바 없다.

세종시 최고의 상업중심상가 ‘어반’을 둘러싼 비리가 드러나면서, 그 충격의 여파가 심상치 않은데도 아직까지 대 시민 사과 한 번 표명하지 않았다.

행복청과 LH세종본부의 수장이 최근 교체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어반’의 이미지를 벗어나 세종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도시상징광장’ 조성을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

우선 ‘사람이 먼저’인 도로부터 터주어야 한다. 달라진 행정을 볼 수 있을지 시험대에 서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서중권 세종본부장 0133@ggilbo.cp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