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을 시로 쓴 적이 있다. 쓰고 나서 지우고 다시 쓰기를 반복했다. 다 쓴 시를 보고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다. 밤에는 나 같다는 생각을 하다가 아침이 되면 내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화가들도 시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그려보고 싶은 유혹이 있나 보다.

자신이 직접 자신을 표현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나를 제대로 몰라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이런 부분 때문에 작가가 자화상을 쓰거나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은 사람의 형상인데 잘 보면 나무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싶은 참 예쁜 자화상이다. 부럽다!

<김희정 미룸갤러리 대표>
 

권숙정. 1967년~
작품명: 자화상
크기: 53 X 72.7㎝
재료: 유화
제작연도: 2019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