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오백리길 5구간의 시작은 4구간 마지막인 신상교 인근 흥진마을부터 시작한다. 대청호오백리길 어느 구간이나 다를 것 없이 아름다운 풍광을 자아내지만 5구간은 봄에 가장 어울린다. 5구간에 포함된 회인선 벚꽃길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따스함이 시작되는, 새 생명이 움트는 봄의 계절과 어울리는 탓이다.

5구간 시작과 함께 첫 번째 체크포인트가 나온다. 바로 흥진마을 갈대밭 추억길이다. 왼편으로 대청호를 끼고 신작로의 느낌보다는 자연스러운 시골길이 연상되는 흙길을 걸으면 길 좌우로 노랗게 물든 갈대가 바람에 춤을 춘다. 봄이 왔음을 알리듯 시야 중간 중간 초록의 새순과 분홍의 꽃잎이 색의 조화를 맞춘다. 대청호를 타고 넘실거리는 바람과 그 바람에 맞춰 춤을 추는 갈대의 향연,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꽃들까지. 3㎞ 남짓한 거리지만 그 감상은 찰나다.

대청호에 봄이 오고 있음을 느끼며 이제는 다음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정규코스대로라면 백골산성을 향해 걸어야 하지만 이번 여정에선 잠시 미뤄두기로 한 뒤 바깥아감에서 회인선 벚꽃길을 따라 걷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는 회인선 벚꽃길. 지역사람은 물론 벚꽃을 찾아 이곳저곳을 떠돈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봤을 바로 그곳이다.

저 멀리 보이는 대청호와 안전하게 벚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데크길까지. 아쉬운 점이라면 아직 벚꽃이 만발하지 않았다는 거다.

감탄과 아쉬움이 교차하며 걷다보니 세 번째 목적지 방축골이 나온다. 방축골은 현재 대청호반에서 음식 좀 하는, 이름 깨나 날리는 식당이 밀집했다. 푸른 물이 넘실거리는 대청호를 병풍삼아 좋아하는 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는 의미다. 결국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고 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가 분명하다는 뜻이다.

잠시의 외도를 마무리하고 5구간 와정삼거리를 향해 걷는다. 지방도 571호선, 이곳도 회인선 벚꽃길이다. 괜히 국내 최장 벚꽃길이 아니다.

글=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사진=조길상·송승기·김지현 기자·김미진 수습기자

<코스요약>
대전 동구 신상동 오리골 버스종점 → 신상교 → 대청호반길(5-1) → 바깥아감 승강장 → 강살봉 → 백골산성(전망대) → 절골 승강장 → 꽃님이 식당 → 방축골 → 청주 절골 → 571번 도로 → 모래재 → 대전 동구 내탑동 와정 삼거리 (방아실 입구)

 

호숫길을 따라 억새와 갈대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흥진마을 억새, 갈대길
노랗게 핀 개나리 너머로 한 척의 배가 유유히 지나고 있다.
꽃님이네 식당에서 바라본 대청호 풍경.
도로에 펼쳐진 벚나무들에 벚꽃이 만개하면 이곳은 분홍터널을 이룬다.

 

 [걸음포인트]

◆ 흥진마을 갈대밭 추억길
흥진마을 갈대&억새숲길은 대청호 수변을 끼고 갈대, 억새숲길을 지나 돌아오는 약 3.1㎞의 둘레길이다. 이 길 양 옆으로는 풍성하게 자라난 갈대와 억새가 자라나 있어 걷다보면 마치 무릉도원의 한가운데에 와 있는 착각을 느낄 정도다. 특히 길을 걷다보면 대청호에 비치는 하늘빛과 저녁 노을빛의 풍경은 낭만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를 만큼 절경을 이루고 있으며 산책하기 좋게 잘 다듬어진 숲길은 가족 소풍코스는 물론 연인 데이트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 백골산성(전망대)
마산동산성 동남쪽 대청호 건너편에 백골산성이 위치한다. 둘레 400m 규모로 지어진 테뫼식 산성이다. 석축 성벽이 매우 가파른 지형에 축조되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때문에 현재 원상을 확인할 길이 없다. 이 산성의 백제의 전략적 거점인 계족산성, 동쪽에는 신라의 관산성이 위치해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에 해당함을 추정해본다.

◆ 회인선벚꽃길
대전 동구 신상동에서 충북 보은 회남면까지 26.6㎞ 이어지는 회인선벚꽃길은 전국 최장거리 벚꽃길로 유명하다. 국립수목원이 선정한 아름다운 벚꽃길 20선에 뽑힐 정도로 이곳의 벚꽃 커튼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벚꽃뿐만 아니라 개나리, 진달래, 영산홍 등 각양각색의 봄꽃들이 대청호의 수려한 풍광과 어우러지며 눈부신 향연을 펼쳐진다. 더욱이 보행데크와 각종 쉼터를 조성해 아름다운 경관거리와 휴식을 함께 제공한다.

◆ 교통편
63번 [대전역동광장-성남네거리-대전역-중앙시장-원동네거리-판암역-신촌동-방아실입구/와정리-오동-남대문공원-회남종점]
자가용 이용시 [대전 동구 신상동 394-2]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