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 원점서 전면 재검토 내실있는 교육행정 약속

학생들 일탈행위 예방·치유 강화 따뜻한 인재 양성 역점

시·도교육청종합평가 전국 1위, 학력 향상도 전국 1위, 학교급식 개선 종합대책 평가 전국 1위, 특수교육분야 전국 1위, 부패방지시책평가 4년 연속 1위….

지난해 대전시교육청이 거둔 성과다. 특정 기관이 여러 분야에서 고루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분명 가치 있고 평가할 만한 일이다. 상복이 터진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열정과 노고가 빛을 발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 역시 그 동안 농축된 대전교육의 역량이 분출된 결과라고 말한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일 뿐 다양한 악기를 연주해 아름다운 대전교육의 선율을 만드는 것은 교육가족들이라고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김신호 대전시교육감. 한국 교육의 허브 역할을 자임한 김 교육감이 이유 있는 전국 1등의 힘찬 비상을 약속했다.

-2012년 대전교육을 이끌어 갈 화두는.
“지난 1년간 나라 안팎으로 큰 일들이 많았지만 대전교육은 그 어느 해보다 알차고 값진 성과를 일구어 낸 보람 있는 한 해였다. 올 한해 대전교육의 정책 방향의 화두를 거화취실(去華就實)로 잡았다. 이는 화려함을 버리고 내실을 기한다는 뜻이다. 즉, 포장하는 것을 멀리하고 실리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교육정책 전반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고 점검·평가·환류해 필요 없는 업무는 없애거나 축소하고, 최대한 슬림화함으로써 교육행정의 최적화와 효율화에 앞장설 것이다. 외면의 화려함보다는 내면의 알찬 실체를 추구하는 2012년 대전교육의 힘찬 비상을 기대해 주길 바란다. 시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대전을 전국 최고의 교육청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해 전국 시·교육청 평가 등 여러 평가와 지표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
“지난 한해는 대전교육 최고의 해였다고 말할 수 있다. 2011년도 시·도교육청종합평가에서 1위를 달성했고, 특히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초·중등 공히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력 향상도 100대 우수학교 중 관내 고등학교가 40여개로 시·도별 구성 비율에서 28.4%를 차지해 전국 1위를 기록하는 등 대전교육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이외에도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최우수기관 선정, 제3회 대한민국 휴먼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부패방지시책평가 4년 연속 1위, 교육기부 최우수 선도 교육청 선정 등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과는 대전 교육가족과 시민들의 덕택으로 이뤄진 것이다. 교육감은 대전교육이 지향하는 목표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고 대전교육이라는 거대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일 뿐으로 실제로 여러 가지 다양한 악기를 연주해 아름다운 대전교육의 선율을 만드는 것은 교육가족들이다. 교육감은 이들의 가능성을 믿고 열심히 하는 동기를 부여하고, 용기와 자신감을 갖도록 정신적으로 북돋워주며 그들의 조화로운 화음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바로 교육가족의 단합된 힘이 지난해 좋은 결과를 얻게된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올 대전교육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 방향은.
“올 대전교육은 지금껏 일궈온 성과와 토대를 바탕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행복교육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우선 최근 일어난 학교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자살과 같은 학생들의 일탈행위 등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실천 중심의 인성교육을 최우선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단순히 머리로만 이해하는 지식 전달식 교육이 아니라 실제로 학생들에게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배양하는 인성교육을 통해 가슴이 따뜻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각종 위험으로부터 학생들과 교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학교교육안전망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다. 두 번째로 21세기 글로벌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융합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학교 교육과 평가방법을 개선하고 적극적인 교실 변화를 추구해 아이들의 창의적 사고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을 고취하는 명품 대전교육을 실현하겠다. 셋째, 사회적 배려대상학생의 교육복지를 더욱 증진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평생교육의 저변을 확대하는 등 내실을 더욱 단단히 할 것이다. 넷째 교육환경 및 시설 설비를 전국 최고 수준으로 만들겠다. 학생들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교육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학교폭력과 학생자살 같은 일탈행위다. 이를 해결할 대책은.
“최근 학교에서 벌어지는 폭력이라든가 욕설, 성폭력 등은 많은 시민들이 걱정을 하고 있는 사안이다. 이것은 어제오늘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고 그 동안 꾸준히 교육현장에서 문제가 됐던 것들이다. 이러한 일들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병리현상들로서 학교에서 왕따라든가, 학교폭력, 욕설, 성폭력 등의 모습으로 투영돼 나타나고 있고 스스로 삶을 저버리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져 크게 걱정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게 된 것에 먼저 우리 교직자들이 헌신성과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철저하게 지도하고 인성을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는 깊은 자성을 하게 된다. 그런 전제 위에서 몇 가지 원인을 말하자면 부모님들의 과잉 보호적 양육태도, 이혼으로 인한 결손 가정 증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인한 학생 관찰과 대화 기회 부족, 경제난으로 인한 가정경제의 어려움과 학생관리 소홀 등 가정교육의 붕괴를 들 수 있다. 또 무분별한 영상미디어와 인터넷 문화의 악영향으로 학생들에게 폭력과 욕설을 미화하는

사회분위기와 폭력성이 강한 게임에 노출되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이외에도 학생인권의 지나친 강조로 인한 교사의 생활지도 무력화 현상을 들 수 있다. 특히 요즘 학교폭력 발생비율이 높은 중학교의 경우, 의무교육이라 퇴학할 수 없다는 사실을 학생들이 알고 있고, 특별한 제재 수단도 없다는 것을 아는 상황에서 교사들의 인격적 감화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비행학생들이라도 일체의 체벌을 금지함은 물론 팔굽혀 펴기조차 못하도록 교사의 손발을 다 묶어 놓고 어떻게 생활지도 할 수 있겠는가? 소지품 검사나 일기장 검사 등은 학습지도와 생활지도의 일부이고, 학생들의 심리상태나 행동패턴을 파악하는 중요한 수단인데도 금지하고 있다.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존경심과 신뢰도 무너져 열심히 생활지도하다가 조금만 문제가 생기면 교사와 학교에 모든 책임을 물으려 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교사가 소신을 가지고 학생지도에 몰두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정부차원에서도 여러 가지 대책을 준비 중이고, 교육청에서도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학생대책, 교사대책, 학부모대책, 법적·제도적 장치에 대한 대책 등 학교폭력과 관련한 여러 분야의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중요한 몇 가지만 말하자면 먼저 실천 중심 인성교육을 구체적으로 실시하고자 한다. 예를 들면 일탈행동, 따돌림 등이 범죄행위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도록 교육하고 본인이나 주변 친구가 위험에 처할 때 분명하게 ‘그만해!’, ‘멈춰!’ 라고 말할 수 있는 실천교육을 하겠다. 두번째로 단계별 ‘엘로카드(Yellow Card)’제를 명확하게 운영하겠다. 1단계에서는 교사나 중재자가 구두경고로 재발 시 처분을 예고하고, 2단계는 ‘Yellow Card’로 학생특별상담, 학부모 소환, 과제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하고, 3단계에서는 ‘레드카드(Red Card)’로 출석정지, 강제전학, 위스쿨(Wee-school) 위탁교육 등 격리조치를 실시해 학교폭력을 행사하면 분명한 처벌을 받고, 학교로부터 격리된다는 것을 알도록 하겠다. 세번째로 위험군 학생(student at risk)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도록 또래상담자 양성 운영, 담임 상시 밀착지도관리, 학교별 SNS체제 운영 등을 실시하고 가해학생 학부모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특별교육을 받도록 하겠다. 그리고 담임, 상담교사, 생활지도교사 등의 주기적 맞춤상담이 소홀하고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하지 못한 학교의 관리자를 엄중 문책하겠다. 이외에도 많은 계획들을 준비 중이며, 추후 자세히 발표하겠다.”

-학교폭력과 학생일탈행위가 발생하는 원인의 하나로 교권 침해와 교권추락을 들었는데.
“교권 침해는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아주 심각한 병리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교사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이 사라진다면 교원의 자부심과 긍지가 사라지고 결국 교육의 체계가 붕괴되고 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교권은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교사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학생들의 장래를 위한 일이며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교육청은 침해받는 교권보호 대책으로 학생들이 준수해야 할 내용과 위반 시 받게 될 교육벌이나 징계 수위를 학교규칙에 명시하고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교권침해 위험 학생에 대해서는 상담 및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학교에서 지도가 어려운 학생을 위해서 교육청에 위(Wee)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사안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전문 상담인력을 지원하고 필요 시에는 고문변호사의 법률 자문도 지원하고 있다. ‘학부모 상담제’를 도입해 학생지도에 대한 학부모의 책무성을 제고하고, 필요 시 대안교육 위탁 기회를 제공하고, 보다 효과적인 대안 교육을 위해 대안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교권 침해는 학생과 교사간의 갈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학생과 교사들이 서로 잘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학생지도가 이뤄지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시민들과 교육가족에게 할 말씀이 있다면.
“희망찬 임진년 새해에도 더욱 대전교육의 발전을 위해 교육행정의 모든 분야를 최적화하고 선진화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더 많은 성원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길 바란다. 더 낮은 자세로 시민들 및 교육가족과 소통해 소중한 소리를 경청하고 염원을 이뤄내도록 하겠다.”
대담=이인회 사회부장·정리=최장준·사진 김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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