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중심 문화에 힘입어 유행일어
20대 알코올 중독 5년새 20% 늘어

최근 혼자만의 음주를 즐기는 이른바 ‘혼술’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젊은 세대에선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고 있지만 일각에선 알코올 의존증을 문화로 포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혼술은 ‘혼자 술을 마시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로 개인중심 문화와 젊은 세대의 ‘유리지갑’이 맞물려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혼술 문화를 들여다 보기는 매우 쉽다. 대전 A 대학 근처도 그렇다. 수업을 마치고 가볍게 즐기는 대학생부터 퇴근 후 혼자 술 한 잔 하며 하루를 마치는 직장인들로 북적인다.

대학생 B 모(24) 씨는 “혼술은 색다른 재미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술자리는 사회생활의 연장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집에서 그동안 못 봤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한잔 기울이다 보면 세상만사 편해진다”고 말했다. 회사원 C 모(32·여) 씨 역시 “혼술을 하고 침대에 누우면 내일의 걱정이 사라지는 느낌이다”라며 “퇴근 후 혼자 여유를 찾아 반주를 해왔다. 간단히 먹으면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괘념치 않아 했다.

혼술은 어느덧 젊은 층의 낭만과 여가의 한 부분으로 자리했지만 일각에서는 ‘알코올 의존증’을 우려하기도 한다. 타인과 대화 없이 계속 술에 집중해 주량 조절을 못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술을 끊었다는 회사원 D모(29)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퇴근 후 홀로 술을 마셨다. 처음에는 한 병 정도로 만족했다”며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섭취하는 술의 양이 많아져 다음 날 일상에도 지장을 줬다”고 말했다.

이는 자료로도 입증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2~2016년 의료통계정보’ 자료에 따르면, 5년 사이 40대, 50대에서 모두 알코올 중독 환자가 감소한 것과 달리 20대, 30대에서는 증가추세를 보였다. 특히 20대 환자는 지난 2012년 4415명에서 지난 2016년 5337명으로 20.9%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타지 생활을 하는 학생들과 직장인의 경우 일상의 스트레스와 외로움을 술로써 도피하는 경향이 짙다며 이는 알코올 의존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대전서구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황의석 상담사는 “자주 혼술을 즐겨 습관이 된다면 주량 조절에 실패해 속칭 ‘필름’이 끊기고 폭력, 음주운전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스트레스를 술이 아닌 건전한 취미로 해소하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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