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 당 42.1명
지난주보다 더 늘어

철모르는 독감 유행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봄철 독감 환자로는 지난 2005년 이후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본보 17일자 3면 등 보도>

2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는 42.1명(의사환자분율)으로 2005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독감 환자가 가장 많았던 2016년 4월 둘째 주(28.3명)보다 1.5배 많은 수치다. 지난 3월 마지막 주 27.2명, 4월 첫째 주 32.2명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번 절기 인플루엔자 유행기준은 1000명당 6.3명이다. 연령별로 보면 초등학생인 7~12세 환자가 1000명당 127.5명으로 가장 많았다. 3월 마지막 주 기준 교육부가 집계한 초·중·고 독감 환자는 2만 7074명으로 이 때문에 전국 학교에 ‘독감 비상령’이 내려진 상태다. 지난해 같은 시기(1475명)와 비교해서는 18.4배나 많다.

원래 독감 환자는 4월이 되면 줄어들지만 올 들어 급증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15년 동안 3~4월 독감 의심환자 수가 1000명당 40명을 넘어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통상 인플루엔자는 12월과 1월 사이 한 차례 크게 유행한 뒤 개학 직후인 3월 또 한 차례 유행한다. 4월에도 발생하긴 하지만 3월보다 줄어든다. 현재 유행하는 바이러스 역시 인플루엔자바이러스 143건을 분석한 결과 A(H3N2)형 22건, B형 121건으로 B형 독감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B형 독감으로 인해 독감이 급격히 확산됐고 3가 독감 백신으로 B형 독감까지 예방하기 어렵다는 점을 유행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B형 독감은 A형 독감보다 발열, 통증이 덜하고 열감기로 오인하고 넘어가기 쉬워서 독감에 걸린 줄 모르고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 집단 전파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또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에 들어가는 3가 독감 백신은 접종효과가 낮아 A형 독감에 걸렸더라도 B형 독감에 또 걸릴 수 있다. B형 독감이 유행에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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