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호사다마(好事多魔)일까?
  영화 '기생충'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봉준호 감독이 과거 인터뷰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봉 감독의 과거 인터뷰 내용이 올라와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터널을 여성의 성기에 비유했다거나 영화 '마더' 촬영 중 여배우 동의없이 가슴을 만지도록 지시했다는 발언이 논란을 빚은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봉 감독의 '젠더 감수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지지자들은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이어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논란은 지난달 9일 롯데시네마 합정에서 열린 '해피엔딩 스타체어'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 참여한 배우 김혜자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김혜자는 봉 감독과 함께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영화 '마더' 촬영 당시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는 "원빈씨가 진구씨(진태 역)한테 엄마하고도 잔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러고 그날 들어와서 자는데 갑자기 내 가슴을 만져요"라면서 "가슴 만지는 거 아닌데, 그렇지만 '무슨 까닭이 있겠지'하고 가만있었다. 그런데 (촬영) 끝나고 나서 자기(봉 감독)가 만지라고 그랬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봉 감독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보통 영화의 모든 것들이 감독에 의해서 컨트롤된다는 환상을 가지기 쉽지만, 많은 일들이 현장에서 그냥 벌어진다"고 해명했다.
  이날 김혜자는 웃으면서 발언했지만 공식석상에서 우회적으로 불쾌했던 감정을 드러낸 것이어서 봉 감독이 협의 없이 이같은 일을 지시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또한 봉 감독은 지난 2011년 영화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좁고 긴 이미지 공간을 무척 좋아해요. 그러니 제가 '설국열차'를 찍을 생각을 하니 얼마나 흥분이 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미치겠는 거지요. 성적 흥분에 미칠 것 같아요. 기차가 밖에서 보면 남자의 성기고요. 안에서 보면 여자의 성기예요"라며 "터널이 질(膣)이고 기차가 남근(男根)이 되는데 들어가 있으면 기차 안이 또 질이란 말이에요"라고 밝혔다. "기차 속을 관통해 질주하는, 그래서 너무 흥분이 된다는 거지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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