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자 이순복 대하소설

이에 유연이 원탁의 말에 쾌히 대답하자 원탁은 올합대에게 명하여 마난과 노수 두 장수를 청해 오라 명하기를

“장군은 사람을 속히 마·노 두 분 장군에게 보내어 내일 영평강에서 궁술을 겨루어 보자고 전하라.”

올합대는 명에 따라 군사를 마난과 노수 장군에게 보냈다. 뜻밖에 전령이 오자 마난과 노수 두 장군은 무슨 연고인지 전령에게 묻기를

“회동할 날짜가 아닌데 어째서 부른단 말이냐? 행여 무슨 까닭인지 아느냐?”

“어제 중원에서 몇 사람이 왔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명궁이라 하자 대왕께서 그 사람과 궁술을 겨루어 보게 할 것으로 압니다.”

마난과 노수 두 장군은 기꺼이 응한다는 전갈을 주어 전령을 보냈다. 이 두 장군이 궁술에 응한 이유는 이러했다.
첫째 원탁에게 인재가 생기게 된다는 것이며 둘째 인재를 이용하여 진나라를 길들이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진의 번장들이 강지의 변경을 침입하여 함부로 노략질하여도 이것을 두고 보기만 하고 잡아다가 벌을 주지 못하였다. 강지가 진의 통제 아래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진나라 변경의 장수들의 횡포가 심했기 때문이다. 마난과 노수 두 장수는 자기 관할지에서 번장들의 횡포가 늘 있어서 원한이 큰데도 불구하고 참아왔다.

‘언젠가는 우리도 너희들이 한 대로 앙갚음을 해 주리라.’

원탁과 두 장수는 힘을 길러 진병을 쳐서 자기들의 분함도 갚고 촉한의 원수도 갚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중원에서 무예가 절륜한 호걸들이 왔다 하자 이것이 자신들의 힘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아 기뻐한 것이다. 두 장군이 시간을 맞추어 약속 장소에 당도했다.

학추장은 두 장군을 맞이하여 유연 일행이 묵고 있는 곳으로 데려가 알게 하였다. 인사를 마치자 유연은 두 장군에게 비단과 보석을 선물로 내어주었다. 두 장군이 선물을 받고 나서 먼저 마난이 유연에게 말하기를

“공은 촉한의 황족이시고 소생은 촉한의 구신 마초 장군의 손자이옵니다. 아무쪼록 지도와 편달을 부탁드립니다.”
겸사하여 말하고 노수를 바라보자 노수가 말하기를

“소생도 촉한 장익 장군의 손자이오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노수라는 변성명을 쓰고 사오니 통촉하시기 바라나이다. 공이 시운을 만나 거사를 결행하게 된다면 견마의 노를 다할 것입니다.”

“세분 대인의 말씀은 다 같이 한나라의 홍복이옵니다. 우리가 서로 힘을 하나로 하여 선조의 원수를 갚고 나라를 되찾는다면 한의 24황제의 혼령이 하늘나라에서 세분 대인의 큰 덕에 감격하실 것입니다.”

유연이 치사하자 학추장이 연회석으로 이끌어 가서 화기애애한 가운데 연회를 마치자 마난과 노수장군이 원탁에게 은근히 말하기를

“주수께서 대운이 터질 모양입니다.”

“나도 유연 일행을 만나고 그런 생각을 하였소. 시간을 두고 살펴봅시다.”

원탁을 위시한 두 장수는 유연일행을 두고 할 말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들의 가슴 속에 품은 한을 풀 기회가 온 것이 아닌가 하고 이심전심으로 부푼 꿈을 꾸게 되었다.

- 장군! 전만년의 출현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역사를 만든다. 학원탁은 유연 일행을 만나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억제하기 힘들었다. 선조 분들이 벼슬을 살았던 망촉국의 유신들을 만났기에 가슴이 뜨겁고 알 수 없는 희망에 부풀었다. 그런가하면 마난은 진솔한 장부라서 종조부 마초를 그리며 가슴에 담아 둔 모든 것들을 털어 놓고 말하기를

“전만년 장군뿐만 아니라 유연 대인을 위시한 여러분의 용모를 보니 영웅호걸로서 왕후의 자질이 엿보였습니다. 저들이 시운을 잘 만나 지략을 옳게 쓴다면 패업을 이룩할 가능성이 엿보였습니다. 각별히 신경을 써서 돕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도 두 분 장군과 같은 생각을 하였소. 저들은 영걸들이오. 내일 실제로 무예를 두 분 장군과 견주어 보고 믿음이 간다면 저들에게 군사를 맡기어 진의 병사를 제어하게 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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