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22배 길어진 태양전지 개발
차세대 에너지 전환 소자 가능 ↑

 
연구진이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핫전자 태양전지의 모습.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전력 효율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태양전지가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은 박정영·이효철 KAIST 화학과 교수가 부연구단장으로 참여한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페로브스카이트(빛을 매우 잘 흡수하는 특성으로 태양전지와 발광다이오드 등에 사용되는 물질)를 이용한 핫전자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핫전자는 외부 에너지원에 의해 생성되는 1~3전자볼트의 에너지를 갖는 전자다. 빛에너지를 흡수했을 때 표면에 생성되는 고에너지의 전자를 통해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사용된다.

태양전지의 효율이 이론적 최대 효율에 다다름에 따라 핫전자 기반 태양전지가 차세대 에너지 전환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태양전지는 흡수한 빛에너지가 상당량 손실되지만 핫전자 기반 태양전지는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핫전자의 수명은 수 피코초(1조 분의 1초)이고, 확산 거리는 수십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정도여서 매우 섬세한 소자 박막 두께 조절이 필요해 애를 먹었다. 또 얇은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은 수분에 취약해 장기간 대기에 노출될 경우 분해될 수 있으므로 비활성 기체(질소)로 이뤄진 환경에서의 작업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핫전자 기반 태양전지가 차세대 에너지 전환 소자로 주목은 받았으나 구현하려는 시도는 없었다.

연구팀은 오랜 시행착오 끝에 적정한 두께를 갖는 조건을 찾았다. 페로브스카이트의 특징에서 착안해 빛에너지에 의해 생성된 페로브스카이트의 핫전자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금 나노 구조의 플라즈모닉 현상과 결합해 핫전자 흐름이 최대 12배까지 증폭되도록 했다. 빛 에너지에 따른 입사광 대비 전류 전환 효율을 측정함으로써 전체 광전류를 구성하는 각 핫전자 흐름의 기원도 밝혀냈다. 또 페로브스카이트가 플라즈모닉(그래핀, 흑연을 기반으로 하는 소자) 구조체와 결합했을 때 플라즈모닉 구조체 혼자만 있을 때보다 22배 긴 수명을 가진 것을 확인했다. 이는 페로브스카이트에서의 핫전자 생성과 거동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박 부연구단장은 “향후 핫전자의 소멸 및 포집시간을 조절하여 같은 양의 빛을 받아도 더 많은 전류를 발생시키는 초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핫전자 태양전지를 개발해나갈 계획”이라며 “핫전자는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 개발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 지난달 26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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