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새벽 배우 장은숙 / 배우·작가·박사 아우르는 독특한 이력

 

“늦은 시작이지만 배우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싶어요.”

문득 돌이켜본 과거의 어느 기억에서 아쉬움과 설렘이라는 복합적인 감정이 일렁였다. 삶이 무료하고 힘들게만 느껴졌던 평범한 날 속 꿈 많던 어린 시절 연극을 하며 벅차오르던 감동이 그를 다시 일깨운 것이다. 교육학박사와 작가로 지내오던 그는 이제 배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게 더 자연스러워졌다. 연극배우이자 작가로 때론 교육학박사, 그 나름대로 독특한 이력을 지닌 장은숙(46·사진) 씨를 만나봤다.

20일 처음 마주한 그는 새로운 극 준비로 바빴다. 대전의 유명 극단 ‘새벽’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 씨의 손에 들린 연극 대본에서는 배역에 대한 그만의 진지한 고찰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는 “연극과 음악을 접목한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작업을 하면서 맞지 않은 부분을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와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마리아칼라스’라는 두 개의 작품을 준비 중이다. 극중 장 씨의 역할은 서로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 가족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서는 며느리로 등장해 분위기를 좌우하는 감초역할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마리아칼라스’에선 주인공 마리아칼라스로 등장해 파란만장하고 안타까운 사랑에 빠진 여인의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장 씨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와 달리 ‘마리아칼라스’는 창작극이라도 실존인물에 대한 정보를 알아야 할 것 같았다. 주인공이 왜 힘들었을지를 연구하며 감정선을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배우로 다시 태어난 그는 이력도 남다르다. 장 씨는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후 인간관계론, 교육학개론 등에 대해 강의하는 교육학박사로서의 삶도 살고 있다. 또 작가로서 책을 펴내고 현재 비영리 단체 더키움인생학교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장 씨는 “2017년 만들어진 더키움인생학교는 독서와 문화를 주제로 토론하는 어른들의 배움터”라면서 “사람들이 교육하면 학교를 떠올린다. ‘학교를 졸업한 어른들의 교육은 끝난 것인가’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독서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장 씨는 연극배우, 작가의 삶을 다른 듯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연극은 타인의 삶이고 작가는 내 삶의 진실이 들어가야 한다”며 “성격은 다르지만 그 둘 다 뗄 수 없는 존재다. 가족, 연극, 강의, 독서, 여행은 유기체처럼 조화롭게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향후 계획에서도 연극과 강의를 접목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 배우는 “연극과 강의가 조화롭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이용해 의사소통이 없는 가정과 연인들을 대상으로 적용해 보고 싶다”며 “좀 더 다양한 사람들과 나누는 삶을 추구한다”고 힘줘 말했다.

 

글·사진=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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