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줄기세포만 콕 집어 빛 밝히는 형광물질 개발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9.0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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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환경에서 암 줄기세포와 결합… 항암 효능도 확인
 
폐암 종양근원세포를 추적하는 근적외선 프로브 개발 모식도.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폐암 종양근원세포를 추적하는 근적외선 프로브 개발 모식도.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암 줄기세포만 선택적으로 추적하는 새로운 형광물질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장영태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암 줄기세포를 표적하는 형광물질 타이니어를 개발, 동물실험을 통해 항암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신체는 줄기세포를 통해 성장과 재생을 반복한다. 암 조직에도 줄기세포가 있다. 종양근원세포로도 불리는 암 줄기세포는 종양을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다. 수술이나 항암치료로 눈에 보이는 암을 제거하더라도 암 줄기세포가 살아남으면 재발 확률이 높아진다. 게다가 암 줄기세포는 손상된 암세포를 복구시키고 세포 밖으로 약물을 배출시키는 특성이 있어 암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든다.

암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선 암 줄기세포를 식별해 제거하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탐지 기술은 암 줄기세포만을 뚜렷하게 구분하기 어려웠다. 또 탐지체(프로브)가 세포 내부 바이오마커(단백질이나 DNA, RNA, 대사 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에 접근하지 못해 생체 환경에서 탐지가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연구팀은 암 줄기세포에서 HMOX2(헤모글로빈의 색소 성분을 분해해 생체 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소)라는 단백질이 특이적으로 높게 발현됨을 확인했다. 이를 바이오마커로 표적해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형광 프로브 타이니어를 개발했다. 저농도의 타이니어를 세포에 주입하면 HMOX2 단백질과 결합해 적외선 영역의 형광을 내며 암 줄기세포가 보인다. 살아있는 암 줄기세포를 염색하지 못했던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이후 생쥐에 타이니어를 직접 주입해본 실험에서도 높은 선택성으로 살아있는 암 줄기세포를 추적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고농도 타이니어를 통한 항암 치료 효과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폐암을 유발한 생쥐에게 100μM(마이크로몰 농도)의 고농도 타이니어를 이틀 간격으로 반복 주사했다. 약물을 처리하지 않은 쥐는 종양이 점점 자라나 무게가 1.14g에 이른 반면, 고농도 타이니어를 주사한 쥐의 경우 종양의 생장이 억제돼 그 무게가 0.16g에 불과했다.

생존율도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생 85일 이후 폐암 쥐가 생존할 확률은 거의 없지만, 고농도 타이니어를 주사한 경우 생존율이 70%까지 대폭 증가했다.

연구는 암 줄기세포를 환자에서 추적하고 제어할 수 있는 형광물질 기반 프로브를 개발한 것으로, 향후 암의 사후 관리와 치료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암 줄기세포가 다른 기관으로 암을 전이시키는데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연구진은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암의 전이 능력까지 억제할 수 있는 프로브를 찾아 나설 계획이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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