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짓수가 많은데다 차리는 법도 까다로운 차례상. 추석 차례상 차림은 메(밥)와 갱(국) 대신 송편을 올리는 것을 빼곤 기제사와 거의 같다. 얼핏 복잡해 보이는 차례상 차리기는 단순히 순서를 외우기보다 몇 차례 직접 차려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차례상 차림
차례상은 우선 북쪽을 향해 놓는다. 제주(祭主)가 상을 바라봤을 때 오른쪽이 동쪽이면 된다. 지방이 있는 쪽부터 첫 줄에는 시접(숟가락 담는 대접), 잔반(술잔·받침대)를 놓고 메(밥)을 올린다. 추석상의 밥은 원래 송편만 올리게 돼 있지만 밥과 송편을 함께 차리기도 한다.

둘째 줄은 적과 전을 놓는데 ‘어동육서(魚東肉西)’로 생선은 오른쪽, 육류는 왼쪽에 올린다. 이때 생선 머리는 오른쪽을 향하게 한다. 셋째 줄에는 고기탕·생선탕·두부탕 등 탕류를 놓는다.

넷째 줄에는 ‘좌포우혜(左脯右醯)’의 형식으로 왼쪽에 포를, 오른쪽에 식혜를 놓는다. 특히 왼쪽부터 포·나박김치·삼색나물·간장·식혜 순으로 올리고 제주 바로 앞줄엔 ‘조율이시(棗栗梨枾)’ 원칙에 따라 왼쪽부터 대추·밤·배·곶감 등 과일과 약과 강정을 놓는다. 이 때 주의할 점은 ‘홍동백서(紅東白西)’에 따라 붉은 과일을 오른쪽에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차례상 ‘이것만은…’
차례상 과일 중에는 복숭아, 생선 중에서는 삼치·갈치·꽁치처럼 ‘치’가 들어간 것과 잉어는 쓰지 않는다. 또 음식은 고춧가루와 마늘양념을 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음양원리에 따라 홀수 줄은 홀수, 짝수 줄은 짝수로 음식 가짓수를 맞추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차례상은 자연의 방위와 관계없이 예절의 방위로 신위를 모신 곳을 북쪽으로 설정하고 동서남북을 정한다. 자손들이 서는 위치는 신위를 모신 곳이 북쪽이므로 신위를 향해 남자는 신위 왼쪽인 동쪽에, 여자는 신위 오른쪽인 서쪽에 선다. 배례법은 평상시 공수로 남자는 왼손을 오른손 위에 올리고 두 번 큰절을 하고 여자는 오른손을 왼손 위에 올리고 네 번 큰절을 한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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