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관섭 배재대 취업지원팀장

 

사무실에서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구인 사이트를 검색하는 것이다. 지난 3월부터 학생들의 진로와 취업을 지원하는 보직을 맡고 나서 자연스럽게 습관화가 됐다.

구인 사이트를 검색해 아직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졸업생이나 4학년 졸업예정자들에게 알맞은 정보를 찾아 학과별 취업전담교수와 취업지원관에게 제공한 후 매칭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사이트에 올라온 채용정보를 분석하다보면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이 나온다.

첫 번째로 한꺼번에 대단위로 채용을 하는 기업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언어 성적 등 과거 취업의 기본 스펙을 요구하는 구인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학력무관’을 내세우면서도 알바나 인턴 등 ‘직무경험’을 우대사항에 포함시키는 곳이 대폭 늘었다는 점이다.

수시채용과 상시채용이 대세로 자리잡은 후 채용시장에서 직무경험이 중요시 된 변화는 경제구조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 대규모 인력보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맞춤 인력수요를 필요한 만큼 채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다.

구인기업들의 채용방법이나 기준이 바뀌면서 직장이나 직업을 구하기 위한 학생들은 더욱 어렵게 됐다고 하소연한다. 학점, 어학, 자격증 취득 등 일반적인 스펙을 갖추는 것은 본인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직무경험은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다. 학생이 다양한 실제 경험을 쌓아보고 자신에 맞는 직무를 찾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직무를 찾는 과정부터 경험을 쌓는 방법까지 시스템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물론 현재 대학에서 진행하고 있는 IPP사업이나 LINC+ 사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현장학습을 통해 직무를 경험할 수 있으나 전체 학생이 참여하지는 못한다. 아르바이트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아르바이트가 노동력에 집중되기 때문에 일정한 한계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대전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전형 코업(co-op) 청년 뉴리더 양성사업이야말로 대학생들이 재학 중에 직무경험 쌓기에 안성맞춤이다. 시행 2년째인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배재대 학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학기 중 4~6개월 간 지역기업에 매일 출근하며 최저임금 이상의 월급을 받으면서 직무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자신에 맞는 직업을 찾아가는 과정을 밟게 된다.

이 사업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곧바로 해당 기업에 취업하거나 적극적으로 자신에 맞는 직업 찾기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 사업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지역기업들도 단순히 무료로 인력을 쓸 수 있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직무체험 후 구인까지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사업이 더욱 확대되고 장기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일정부분 인건비를 부담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기업입장에서도 이미 검증된 인력을 채용함으로써 신규인력 훈련비용을 줄이고 인력이탈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형 코업(co-op) 청년 뉴리더양성사업이 모범사례가 돼 전국적으로 확대됨으로써 새로운 ‘채용-구직 시스템’으로 자리잡아가길 손꼽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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