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용 건축물 노후율 55%로 전국 평균 웃돌아
분양마다 몰려 3분기 연속 청약미달률 ‘0%’

대전에서 분양하는 물량이 무조건 완판되는 이유가 있었다. 주거용 건축물의 노후율이 전국 평균을 상회해 다른 지역보다 새 집에 대한 수요가 많아서다. 이로 인해 올 1·2·3분기 분양 물량은 당연히 완판됐고 미달률은 3분기 연속 0%를 기록했다. 전국 유일이다.

2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대전에서 분양한 민영 아파트는 모두 4곳이다. 올 1분기 유성구에 아이파크시티가, 2분기엔 중구에 중촌푸르지오 센트럴파크가, 3분기엔 동구에 신흥SK뷰와 유성구에 대광로제비앙이 각각 공급됐다. 아이파크시티의 경우 최고 202.86대 1, 중촌푸르지오는 최고 24.55대 1, 신흥SK뷰는 최고 63.34대 1, 대광로제비앙은 최고 8.94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모두 당해마감에 성공했다. 이주 중구 더샵 리슈빌이 청약 접수에 들어가는데 이 역시 당해마감으로 분양 일정을 마감할 것이란 예측이 주를 이룬다.

이처럼 대전의 분양시장이 불패를 기록하는 건 주거용 건축물의 노후가 심각해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대전의 주거용 건축물은 모두 9만 5111동으로 이 중 5만 658동인 53.3%가 30년 이상 됐다. 지난해엔 9만 5124동 중 5만 2614동(55.3%), 올 9월 기준 9만 4614동 중 5만 4465동(57.6%)이 30년 넘은 건축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에 위치한 주거용 건축물 중 절반 이상은 노후된 건물이란 뜻이다. 특히 대전은 최근 3년 연속으로 주거용 건축물 노후율이 증가했고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다른 지역보다 대전의 주거용 건축물이 노후화돼 새 집에 대한 수요가 많고 이들은 부동산가치 등의 이유로 분양 시장으로 몰린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올 들어 대전의 청약 미달률은 3분기 연속 0%를 보였다. 이는 전국에서 유일한 기록이다. 사실상 국내 부동산시장이 가장 과열됐다는 서울도 올 1분기와 3분기 청약 미달률이 발생해 각각 3.5%, 2.2%를 기록했고 충청권의 원조 분양 불패지역인 세종은 2분기와 3분기만 청약 미달률 0%를 보였다.

대전의 주거용 건축물 노후율이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주택수요의 분양시장 쏠림현상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예고해 분양 수요의 관망세가 예상됐으나 지방보다는 수도권을 타깃으로 한 규제로 예상돼서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대전 서구 둔산동 단지는 30년이 다 돼 간다. 새 집에 대한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요즘 분양했다 하면 완판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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