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이탈리아 헌법재판소가 안락사를 법적으로 허용하는 길을 터주는 결정을 내려 논란이 이는 가운데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 단체가 안락사를 금지해달라는 청원서를 28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에 전달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 앞으로 보내진 이 문서는 미국 유대인위원회와 동방정교회 대표자, 인도네시아의 이슬람단체 무함마디야 등이 합의·서명한 것이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안락사는 도덕·종교적으로 잘못된 것으로, 어떤 예외도 없이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사들에게 양심에 귀를 기울일 것을 호소하면서 "특히 의사 개개인의 종교적 신념에 반할 때 그 누구도 직간접적으로 안락사를 돕도록 강요 또는 압력받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삶과 죽음에 대한 도덕적 반대는 양심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일반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같은 뿌리를 가진 이들 일신교의 공동 청원을 제안한 이스라엘 생명윤리협의회 공동의장 아브라함 스타인버그는 "이번 청원은 세 종교가 서로 대화하고 무언가에 합의·서명했다는 그 자체로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무함마디야 관계자는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이슬람법의 목적 가운데 하나"라며 "이는 우리의 삶이 끝날 때까지 생명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이유"라고 청원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이탈리아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5일 감내할 수 없는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돕는 일이 항상 범죄는 아니라고 결정했다. 사실상 안락사를 법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이탈리아 내에서 거센 찬반 논쟁을 촉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의사단체를 접견한 자리에서 조력 자살이나 안락사에 반대한다는 분명한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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