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당하고 불태워진 피해 차량 사진 [EPA=연합뉴스]

 

  멕시코 북부에서 미국과 멕시코 국적을 모두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가족이 차량으로 이동하다가 무차별 총격을 받아 어린이 6명을 포함 최소 9명이 숨졌다.

  마약 카르텔이 라이벌 조직의 차량으로 오인해 공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멕시코에 마약 카르텔 소탕을 위한 지원을 제의했지만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사건은 4일(현지시간) 미국 국경과 접한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와 소노라주 사이의 도로에서 발생했다.

  미국 국적과 멕시코 국적을 모두 가진 이들은 3대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나눠타고 치와와주의 라모라 지역으로 이동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알폰소 두라소 멕시코 치안장관은 5일 회견을 통해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의 총격에 최소 3명의 여성과 6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고 한명의 어린이는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총격범들이 대형 SUV를 라이벌 조직으로 오인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들 가족은 모르몬교의 한 분파가 모여 사는 라모라 지역에 거주해왔으며 피해자 중에는 6개월 된 쌍둥이와 8세·10세의 어린이가 포함돼 있다고 친지들이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현지 보도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차량 한대가 타이어 문제로 멈춰서자 괴한들이 총격을 가했고 차량에 불도 질렀다. 이어 나머지 두 대의 차량도 공격을 받았다.

  CNN방송도 피해자들의 친지 등을 인용, 차량들이 달리는 중에 공격을 받았으며 엄마들이 총격을 멈추라고 비명을 질렀다고 전했다. 또 사망자 외에 어린이 7명이 미국 애리조나 주 더글러스의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차량의 골조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불에 탔으며 군데군데 총탄 자국이 선명해 사건 당시의 참혹함을 보여준다.

  미국 국적을 가진 이들이 9명이나 마약 카르텔에 목숨을 잃으면서 미국과 멕시코 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의 거주지인 라모라 지역은 모르몬교 신도 중 일부다처제에 반대하는 일부가 1924년 미국에서 멕시코로 건너가 모여 살아온 곳이라고 WP는 전했다. 이들은 스페인어와 영어를 같이 쓰면서 미국과의 유대도 긴밀히 유지해왔다고 한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유타주의 훌륭한 가족과 친구들이 서로 총질을 하는 두 잔인한 마약 카르텔 사이에 껴서 다수의 위대한 미국인들이 살해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트윗을 올렸다. 유타주는 모르몬교 신도들이 모여 사는 지역이다.

  그는 이어 "멕시코가 미국의 도움을 받아 마약 카르텔에 대한 전쟁을 벌이고 지구상에서 그들을 쓸어버려야 할 시점"이라며 "우리는 그저 (멕시코의) 위대한 새 대통령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에 감사하는 통화를 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사건들을 다루는데 외국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멕시코는 마약 카르텔의 활개로 그렇지 않아도 치안이 불안정하지만 지난달 멕시코 군경이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면 엘차포)의 아들을 체포했다가 격렬한 총격 저항에 풀어주고 후퇴하는 사건까지 벌어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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