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일본 오키나와 슈리성 화재 현장 = 연합뉴스

 일본 오키나와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슈리성’이 지난달 31일 화재로 소실되었다. 새벽 2시경 시작된 불길은 소방차 약 30대가 출동해 당일 아침 진압했으나 주요건물이 모두 목재로 지어진 탓에 결국 전소되었다. 이전부터 24시간 경비, 스프링클러 작동 등 자국 화재 방지 체계를 자랑해온 일본인만큼 이번 ‘슈리성’ 화재는 큰 사회적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일본 방송을 통해 공개된 바로는 슈리성 화재 원인은 전기결함 문제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슈리성 내에 설치된 일부 CCTV에서 발화로 인한 빛이 포착되었으며, 이후 CCTV 7개의 전원이 일제히 꺼졌다고 증언했다. 이외에도 현장 검증을 통해 분전반이 까많게 타버린채로 발견됐으며, 전기 합선 흔적이 남아 있어 전기결함 문제로 분석되고 있다.

슈리성 화재로 인해 다시금 문화재 보호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지난 2008년 숭례문 방화로 소중한 국보를 잃은 경험이 있는 만큼 슈리성 화재는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목조 문화재가 다수 존재하는 만큼 보다 각별한 화재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2008년 숭례문 화재 복원 작업 현장 = 연합뉴스 제공

슈리성 화재는 인터넷에서도 문제시되고 있다. 이미 지난 수출규제 논란으로 여러차례 감정이 상한 네티즌들 사이에서 슈리성 화재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슈리성 화재와 일본의 수출규제를 연관지어 마치 천벌을 받았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는 일도 있었다. 일본도 마찬가지의 반응이다. 슈리성 화재가 한국인, 중국인의 방화라는 식의 증언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어졌다.

터무니없는 주장들이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지는 않으나, 지난 4개월간 이어진 한일 무역 분쟁으로 서로 간 여론 반응에 매우 민감한 상황에서 이와 같은 악플은 여과 없이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만큼 부끄럽지 않은 인터넷 문화를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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