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충사' 일제 항거한 송병선 순국지로 동생 병순과 함께 위패·영정 모신 사당
- 새울아카데미 지역발전 선도 역할 앞장 국내 최고 수준의 용운국제수영장 유치

대전 동구 용운동은 전형적인 주거지역으로 산지(山地)가 도시를 품고 있어 그린 생태환경이 풍부하며 쾌적한 동네다.

면적 3.45㎡, 인구 2만 2125명이 거주하는 용운동은 북쪽에 갈고개가 있어 비룡동·세천동과 접경을 이루고, 남쪽 구릉을 넘어 판암동과 인접해 있다. 동쪽엔 성재가 있어 판암동·삼정동과 경계가 되고, 서쪽의 자양동·대동과 인접한 동구의 중·북부 구릉 지역이다.

이곳은 용운국제수영장, 대학로공연장, 대전대학교, 용운종합사회복지관 등 자연과 어우러진 문화와 복지의 중심지로, 동부순환도로 개통 및 용수골 도시개발사업, 백룡길 확장공사, 고층아파트 후면도로 개설공사 등으로 교통의 요충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지역은 옛날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용숫골(용수동) 아래가 되므로 용방리·용방·용뱅이라고 했다. 지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선랑리(선암·신선바우)·모오리(모리)·초동(새울)을 병합해 용방리라고 하고 대전군 외남면에 편입됐다가 1940년 대전부에 편입됐다.

이후 선랑리의 신선바우(선암)의 이름을 따서 선암정이라고 부르다가 1946년 일제 잔재 청산의 일환으로 정을 동으로 고칠 때 용운동이라고 개칭했다. 1971년 대전시 출장소의 설치에 따라 동부출장소의 관할 구역이 되고, 1977년 구제 실시로 동구에 편입, 1993년 일부 지역을 판암동에 넘겨주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용운동 새울아카데미 주민자치대학 개강식.
◆새울아카데미 주민자치대학
지난 6일 용운동 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새울아카데미 주민자치대학 개강식이 열렸다.

2009년 9월 첫 선을 보인 새울아카데미는 지역 현안에 대한 지역주민과 대학, 지자체의 시너지 효과를 유발하는 사업이다.

용운동 새울아카데미는 경제, 사회, 건강, 법률 등 알찬 내용의 교양강좌와 문학기행, 체험학습 등 주민들의 정서함양과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실제 새울아카데미는 하나은행 용운동지점 폐쇄반대 및 존치유도 성공, 용운동 주민센터 옥상 헬스장 설치, 국제수영장 용운동 유치 선도적 역할 등 실질적인 결과물을 수확해왔다.

왼쪽부터 용운동 탑제 시연과 남장승(좌)과 여장승.
◆용운동 탑제
용운동은 매년 음력 정월대보름 주민들의 건강과 행복한 마을의 안녕을 비는 탑제를 지낸다.

용운동에 전해 내려오는 탑제는 옛날 이 지역에 전염병과 재앙이 자주 돌아 이를 물리치기 위해 마을 입구에 각각 돌로 탑을 쌓고 주민들이 치성을 들여왔다. 지금은 도시개발로 인해 탑은 사라지고 남쪽의 남장승과 북쪽의 여장승만 남아 있다.

남장승은 용방마을 주공3단지 304동 뒤편 옹벽 밑에 위치하고 있으며, 여장승은 길 건너 맞은 편 주공2단지 201동 앞 담장 부근에 있다.

현재 용운동을 오르내리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마주보고 있는 돌장승은 높이 1m정도의 화강암으로 이뤄졌으며, 눈과 코는 튀어나오게 깎고 입은 일자로 파냈으며 한쪽은 얼굴 윤곽을 둥글게 표현하고 얼굴 아래엔 장신이라고 새겨져 있다.

이 장승은 연산군과 광해군 때 경기도 광주지방에서 내려와 이곳에 터를 잡은 풍천 임 씨 후손들이 세운 것이라고 전해오고 있다.

◆우리 동네 명소
#.문충사

문충사.
1989년 시문화재자료 제4호로 지정된 문충사(용운동 356-1)는 한말 일제에 항거한 유학자이자 우국지사인 송병선·송병순 형제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원래 1908년 충북 영동에 건립됐는데, 송병선의 순국 6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1966년 그의 순국지인 현 위치로 이전했다.

입구엔 홍살문이 서 있고, 그 옆에 정면 5칸, 측면 1칸의 솟을대문인 외삼문 안에 용동서원(龍洞書院) 현판이 걸린 강당이 있으며, 그 뒤의 내삼문 안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사당이 있다. 용동서원은 1970년 건립됐는데, 조선시대의 서원 건축양식을 그대로 따랐다.

송병선은 송시열의 9대손으로 학행(學行)으로 천거 받아 좨주(祭酒, 고려와 조선 초기 국자감·성균감·성균관에 뒀던 종3품의 관직명, 지명이나 벼슬의 경우 ‘좨주’로 읽음)에 기용된 후 서연관·경연관·대사헌을 지냈다.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상경해 고종에게 조약을 파기하고 박제순 등 을사오적의 처단을 진언했으나 실패하고 일본헌병대에 의해 대전으로 이송됐다. 그는 망국의 울분을 참지 못해 을사오적의 처단과 국권회복을 바라는 상소문을 올리고 독을 마시고 순국했다.

송병순은 1888년 의금부도사가 됐으나 곧 사퇴했다. 학문연구에 몰두하다가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 후 일본을 성토하는 격문을 지어 8도에 돌렸다. 1910년 망국의 비보를 듣고 통분해 형의 뒤를 따라 음독 자결했다.

#.갈현성

갈현성.
대전은 예부터 백제와 신라의 접경지대로 지리적인 요충지였다. 따라서 중요한 지역의 산등성이마다 계족산성을 비롯한 이현동산성·장동산성·성치산성·노고산성 등 산성이 유난히 많다.

1990년 시기념물 제12호로 지정된 갈현성(용운동 산9)은 동구 용운동에서 세천동·비룡동으로 넘어가는 갈고개 북쪽 산봉우리(263m)를 중심으로 마치 테를 두른 듯이 쌓은 석축산성이다. 둘레는 약 350m이다.

동쪽 성벽 부근에서 삼국시대의 토기·기와조각이 출토되기도 했다. 성벽은 대부분이 무너져 원래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고, 동쪽 성벽에 네모난 돌로 앞면을 맞춰 쌓은 높이 2m가량만 남아 있다. 서쪽 성벽은 자연암반을 그대로 이용해 부분적으로만 성벽을 쌓았다.

성의 형태는 남북으로 긴 타원형이며, 성문은 폭 4.8m정도의 남문터만 남아 있다. 또 산 정상부 중앙에 폭 4m의 구덩이와 군데군데 돌로 쌓은 듯한 흔적이 있는데, 이는 저장시설 유적이다.

#.용운국제수영장

용운국제수영장.
2009년 8월 29일 국제규격을 갖춘 국내 최고 수준의 용운국제수영장이 그 위용을 드러냈다.

용운국제수영장은 연면적 1만 7515㎡,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공인 1종 규모로 경영 다이빙, 수구 및 싱크로나이즈 등 수영 전 종목 경기가 가능한 경기장이다.

이곳은 편의시설 또한 최상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람석과 300대의 주차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지하 1층엔 주차장, 지상 1층엔 프레스센터와 관리시설, 2층은 수영장 및 경기운영시설이 배치돼 있다. 3층과 4층은 관람석시설이 설치돼 있다.

특히 관리시설이 주변 산악지형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연환기가 가능하도록 돼 있다는 게 용운국제수영장만의 특징이다.

또한 배드민턴장, 인라인롤러장, 인공암벽장 등 생활체육시설과 야외무대, 북카페 등이 조성돼 있어 지역의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다.

도창주 기자 dcjlov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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