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중 보령시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주요 선진국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농업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에서는 농무부(USDA)가 추진하는 농업교육 프로그램(Agriculture in the Classroom·AITC)이 시행되고 있고 일본의 지산지소 운동, 프랑스의 그린투어리즘과 같은 교육을 통해서 농업의 역할과 가치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교육 프로그램이 탄생한 배경은 무엇일까? 농업이 단순한 식량을 생산하는 여타 다른 제조업 중 하나로 인식되면서 국민건강이 위협받고 환경과 생태계의 훼손, 토양·수질의 오염, 야생 서식지 파괴로 이어지면서 농업의 올바른 가치를 알려주는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됐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농촌은 FTA 시장 개방화, 농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 곡물 자급률 하락, 농가 소득의 정체, 더 나아가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생산이 계획대로 이루지 못하는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의 농업·농촌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농업과 연계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먹거리 공급원인 농업에 대한 중요성과 식량 생산 공간인 농촌의 가치를 이해시킬 수 있는 기반이 농업교육을 통해 형성되어야 한다.

농업교육이 농업현장에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한, 3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스마트농업에 대한 인식전환이다. 스마트 농업이 4차 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혁신성장 선도 분야로 스마트팜을 포함한 8개 과제를 선정했다. 또한 혁신밸리를 통한 스마트 농업의 확산·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 교육의 목적은 1차적으로는 하드웨어 조성에 투자하지만 주목적은 스마트 농업을 선도할 우수 농업 인재양성에 초점이 이뤄져야 한다. 교육, 생산, 가공, 유통, 연구개발을 아우르는 스마트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둘째 우수 인력이 농업에 진입하게끔 미래농도(未來農道)를 만들어 각종 기회를 넓혀야 한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에도 지난해 국립한국농수산대학 신입생 원서접수 결과는 개교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지원했다. 청년들 스스로 농업분야에서 일자리를 만들고자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것이다. 이 같은 우수 청년들의 관심을 어떻게 현실화하고 더 지속될 수 있게 할 것인가? 농업교육이 단순 기술영역이 아닌 과학의 관점에서 세분화된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등 환경 변화에 맞춰 이뤄지는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농업과 연계된 교육 프로그램이 농업의 사회·경제적 기능, 그리고 인간 삶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가치를 알 수 있도록 여러 현장체험을 만드는 것이다. 그 중심에 교육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농업기술센터와 같은 기관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보령시 농업기술센터의 경우 2020년 상반기 자연학습식물원 개관을 앞두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농업을 테마로 한 볼거리 제공과 함께, 농심 체험을 통한 정서 순화와 어린이와 학생을 위한 여러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기후변화 대응과 미래의 지속 가능한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있다.

197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사이먼 쿠즈네츠 교수는 “농업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 농업은 교육이 희망이다. 농업교육을 통해서 미래지향 가치 농업·농촌 新르네상스 시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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