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실력과 실속을, '50대' 진인사대천명

 

대나무의 마디는 대나무를 쭉쭉 자라게 하는 생장점(生長點)이다. 인간의 나이에도 인생을 성숙, 발전시키는 생장점의 나이인 마디나이가 있다. 인생의 생장점 나이인 40대, 50대 마디나이를 잘 먹을 수 있는 지혜를 살펴보기로 한다.

▲ 40대 마디나이, 미혹되지 말고 허세를 버려라
공자께서는 51세에 출사(出士)할 때까지 정치유혹에 미혹되지 않고 오로지 학문과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였다. 그리하여 '내 나이 40에 미혹되지 않았다'라는 뜻으로 40을 不惑(불혹)이라고 술회하였다. 인생에서 40대는 소유욕이 어느 때보다 강하고 또한 유혹에 흔들리기 쉬운 나이라 할 수 있다. 공자께서는 40에 미혹되지 않았다고 해서 불혹(不惑)이라고 술회했지만 그러나 소유욕이 강한 40대의 보통사람들이 불혹(不惑)하기는 쉽지 않음이라 하겠다. 언제나 사(邪)된 유혹에 미혹되지 않겠다는 불혹(不惑)의 신념을 굳건히 해야 한다. 특히 부적절한 돈, 권력, 색욕에 대한 유혹을 철저히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줄기와 잎은 무성하나 먹을 수 없는 여름 칡처럼 실속은 없으면서도 허세로 떠벌린다는 뜻의 허장성세(虛張聲勢), 이 말은 40대에 해당된다 하겠다. 소유욕과 야망이 앞서다 보니 자칫 실속과 실력은 없으면서 허세만 부리게 된다. 그러므로 야망에 걸맞은 실속과 실력을 갖추었는지를 성찰해보는 40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 부적절한 욕망에 미혹되지 않고 실력과 실속을 갖추는 40대가 된다면, 건실하고 안정된 50대, 60대를 이어주는 마디나이가 되지 않겠는가.

▲ 50대 마디나이, 그 삶의 현주소에 최선을 다하라공자께서는 학덕을 겸비한 군자를 배출하여 세상에 인정(仁政)을 펼치도록 하는 것이 하늘이 자신에게 내려준 명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여 50의 나이를 知天命(지천명)이라고 술회했다. 이립(而立)인 30대의 꿈과 야망, 능력은 삼사십대를 지나는 동안 세상사의 높은 벽에 부딪혀 대부분 좌절하고 포기하거나 또는 닭 머리 대신 쥐꼬리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러한 세상사와 부딪치며 치열하게 살아가다가 50대에 이르면 비로소 세상사와 인생사가 자신의 의지나 노력만으로 되지 않고 하늘의 명(命) 즉 자신의 운명에 의함임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50의 나이를 자신의 운명을 아는 知天命(지천명) 또는 知命(지명)의 나이라고 한 것이 아니겠는가. 어찌 보면 50대를 살고 있는 삶의 주소가 바로 자신의 운명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직자의 삶을 살려고 노력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꿈을 포기하고 사업을 하면서 50대를 살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하늘이 내려준 운명이라는 것이다. 주현미는 원래 약사였다. 50이 넘은 지금은 가수활동을 하고 있으니 주현미의 운명은 약사가 아니라 가수이라 할 수 있다. 물의 한계는 물이 다 없어지는 것이고, 부(富)의 한계는 현재의 가진 것에 만족하는 데 있다. 그런데 인간의 한계는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자신의 분수 즉 자신의 운명에 만족해하지 않고 더 욕심을 부리다가 자신을 파멸시킨 뒤에야 자기분수를 아는 것 즉 자신의 운명을 아니, 이것이 아이러니한 인간의 한계인 것이다. 비록 자신의 50대 삶의 현주소가 자신의 뜻과 맞지 않고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그것이 자기분수요. 운명임을 알아 그 운명을 사랑하여 그 운명에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이 현명한 삶, 행복한 삶의 지혜라 하겠다. 그렇다. 자기의 운명을 알아야 하는 50대 나이마디, 자신의 운명을 알아 그 운명을 사랑하고 그 운명에 최선을 다하며 살 때 행복한 노후를 이어 줄 수 있는 마디나이가 되지 않겠는가.

▲ 50대 삶의 최고의 덕목, 진인사대천명
공자께서는 불의로 구한 부와 귀는 뜬구름 같으니 부와 귀를 구하려 함에는 반드시 정도(正道)로써 구해야 한다 했다. 그러나 정도의 방법으로 구하려 노력을 했다 해도 뜻대로 다 구해지는 것은 아니다. 얻어지고 못 얻어짐은 나에게 있음이 아니라 하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즉 인간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되 얻어지고 못 얻어짐은 하늘에 맡기라 했다. 그렇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야말로 지천명(地天命)의 나이인 50대 마디나이를 살아가는 절대 덕목이요, 지혜가 아니겠는가.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