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호가는 계속 오르는데
이달 하루 평균 거래량 크게↓
계절적요인 보기엔 감소폭 커

대전의 아파트 호가와 매매가는 계속 오르는데 거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매도인과 매수인이 희망하는 가격에 큰 차이가 있어서다. 매도인과 매수인이 가격을 놓고 줄다리기 하는 모양이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전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억 6041만 9000원으로 전월(2억 5638만 8000원)보다 약 400만 원이나 올랐다. 이달 평균 매매가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나 이달 첫째 주 0.32% 상승해 지난달보단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호가는 매매가보다 더 높게 책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호가는 더욱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와 호가가 지난달보다 더욱 비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거래량이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지난달 대전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239건으로 하루 평균 74.6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291건만이 거래됐다. 하루 평균 29.1건에 불과하다. 아직 이달이 많이 남았고 계절적인 요인으로 거래가 줄었다고 하기엔 하락폭이 너무 크다. 사실상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 적극적으로 거래 시장에 나서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매매시장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희망가 간 차이 때문이다. 매도인의 경우 급하게 매물을 내놓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대전의 부동산시장이 과열이라 할 정도로 활성화됐고 국회의원 선거로 최소 내년 상반기까진 부동산규제 등의 별다른 악재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 중 분양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대장주급 단지가 공급에 나서 신축 호재를 받는다면 충분히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부동산 분위기가 더욱 무르익어 매물을 내놓는 게 유리할 수 있다.

대전의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매수인이 매매시장에 적극적으로 유입돼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워낙 비싸진 아파트 매매가 때문에 거래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이들은 대전의 경우 외지에서 들어온 투자 수요가 시발점이 돼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는 만큼 언젠간 부동산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논리를 내놓는다. 국제적인 경기둔화 등으로 국내 부동산시장이 크게 타격을 입은 사례가 있는 만큼 대전의 부동산 분위기가 장기간 이어지기 힘들단 판단이다.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가 대표적인 근거다.

당장은 계절적 요인까지 겹쳐 대전의 아파트 거래량은 잠잠하지만 내년 분양이 시작되면 분위기는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신축 호재에 기대 ‘어제의 고점이 오늘의 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매도인과 매수인의 줄다리기는 결국 매도인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흘러갈 것이란 예상이 많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매도인이 급하게 매물을 내놓지도 않고 그렇다고 매수인도 적극적으로 매매 활동에 나서진 않는다. 서로가 생각하는 가격차가 있어서인데 결국 매물을 가진 매도인이 유리해질 것”이라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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