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최근 아파트가격 회복
비싸진 대전 피해 풍선효과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가 큰 폭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에 지친 주택 수요가 세종에서 집을 구매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달 둘째 주 이후 5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둘째 주 0.03%의 상승률을 기록하더니 셋째 주와 넷째 주 각 0.01%, 이달 첫째 주 0.1%, 둘째 주 0.19%를 보이는 등 상승률이 점차 커지고 있다. 상업시설과 가까운 곳, 대전과 접근성이 좋은 곳, 학군이 좋은 곳 등에서 가격 상승이 발생했다.

상업시설과 가까운 A 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94㎡가 이달 3억 5000만 원 선에 거래되며 올 들어 가장 비싸게 팔렸다. B 단지의 경우 지난달 110㎡가 4억 원이 넘는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외 단지들 역시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국민평수라 할 만한 84㎡의 경우 가격이 올랐다고 보기엔 상승률이 크진 않다.

올 3분기와 4분기 초까지 하락세를 거듭하던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가 회복세에 접어든 건 표면적으론 거래량 증가다. 지난달 세종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09건으로 전월(474건)보다 크게 늘었다.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줄어든 대전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시장에선 실질적인 원인으로 대전의 주택 수요가 적지 않게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즉 풍선효과다. 과거 세종이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등으로 지정됐을 때 대전이 풍선효과를 본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당시엔 부동산규제가 영향을 미쳤다면 이번 풍선효과는 철저한 시장주의에 의한 것이다.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변수가 없는 한 내년 초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돼 이에 부담을 느낀 이들이 대거 세종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여전히 주택 평균 매매가로 볼 때 세종은 3억 2000여만 원, 대전은 2억 6000여만 원을 보이며 차이를 보이지만 서구와 유성구 등의 입지가 좋은 곳에 위치한 주택은 5억 원은 우습게 넘길 정도로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대전의 부동산은 작은 호재 하나에도 크게 작용해 가격 상승이 점점 더 가팔라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여기에 대전과 인접했다는 점, 대전에서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하는 신축은 세종에 더 많다는 점 등으로 세종이 충분히 대전 대신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또 장기적인 측면에서의 투자 가치를 볼 때 세종은 상당한 만큼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이 지속되는 한 세종 러시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세종은 대전보다 인프라 등에서 활성화되지 않아 투자적인 측면이 강하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 매매가가 다시 오르는데 대전에서 온 이들이 적지 않다. 인프라 등은 대전이 더 유리해 실거주 목적은 많진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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