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통장들, 환경평가 용역사서 대가성 금품수수 논란
지난 15일 맹정호 서산시장 석남동 시민과의 대화서 불만표출
한국종합기술, 음료수 박스에 1000만 원 담아 통장에 전달
반대하던 통장들 돈 받고 함구 내부서 거센 비난 등 갈등
현금 1000만원 수수, 어류조사 참여 일당 명목으로 분배

맹정호 서산시장이 지난 15일 석남동 시민과의 대화를 갖는 모습. 서산시 제공

 서산시 석남동 일부 통장들이 서산시 자원회수(소각)시설 환경영향평가 용역사로부터 재조사 참여일당 명목으로 현금 10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대가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통장들은 그동안 소각장 설치를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용역사는 소각장 입지선정과 환경영향평가(초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통장들에게 현금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반대세력 매수라는 의혹과 함께 업무수행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점 등 용역조사 업무에서 손 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석남동 주민들에 따르면 한국종합기술은 서산시와 7억여 원의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서산시자원회수시설 환경영향평가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용역사는 지난해 7월 15일 서산시문화회관에서 '서산시자원회수시설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 설명회'를 가졌다. 그러나 석남동 일부 통장들은 이날 서산시에 환경영향평가서의 어류조사 내용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재조사를 요구했다.

시는 이들 통장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한국종합기술과 통장 10여 명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2차례에 걸쳐 소각장 설치 예정지 주변 하천에 서식하는 어류 등에 대해 조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재조사에 참여했던 통장들의 임금문제가 제기돼 한국종합기술 측은 현금 1000만 원을 음료수 박스에 담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장들은 일당 임금을 15만 원씩 정했다. 한 차례 참여한 통장은 15만 원, 두 차례 참여한 통장은 30만 원씩 수령했다. 1000만 원 중 통장들의 일당 임금을 지급하고 남은 돈은 현재 A 통장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 통장은 "석남동 통장단협의회 회의 때 공식적으로 용역사의 재조사에 다 같이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29명 통장 중 당시 재조사에는 10여명만 참여를 했다"며 "당시 무더운 날씨에 고생한 통장들을 위해 용역사가 수고비 차원에서 돈을 보내왔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원회수시설 설치에 반대 입장을 밝힌 통장들이 용역사로부터 거액의 돈을 수수한 점에 대해 대가성 논란이 일고 있는 등 통장단 내부에서는 거센 비판과 함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맹정호 시장의 새해 첫 시민과의 대화가 열린 석남동에서 한 통장들은 그 돈의 성격에 대해 밝혀 달라고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날 대화 진행을 맡은 이우용 석남동 통장단협의회장은 "우리(석남동 통장단협의회) 내부의 문제인 만큼 추후에 다시 논의를 하자"며 서둘러 통장의 질의를 덮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용역사가 당시 용역조사에 참여한 통장들을 위해 1000만 원을 전달한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며 "항간에 떠도는 여러 얘기가 있지만 시는 이 문제와 무관하다"고 석연찮은 해명을 했다.

본지는 한국종합기술 측의 입장 등 반론을 듣고자 하였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통장들에게 돈을 준 배경과 입장을 등을 들을 수 없었다.

 

서산=윤기창 기자 skcy2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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