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6000여 명 적어 미달 대학 발생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2021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사상 최초로 지원자가 입학 정원보다 적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대입역전현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의미다. 입시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은 2021학년도 대입 지원자가 고교 3학년 학생과 재수생을 합쳐 53만 3941명으로 전체 대학 모집정원 55만 659명(4년제 대학 34만 7500명, 전문대 20만 3159명)보다 1만 6718명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입생 모집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미달’ 대학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모습은 2020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경쟁률에 그대로 투영된다. 대전지역 4년제 대학에서도 정원을 채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고, 지역 전문대는 지난해에 비해 경쟁률이 반토막 나면서 정원을 100% 채우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부 지방 전문대는 정시 원서 접수가 끝나자마자 정원 미달 예상 학과를 ‘바로 합격 가능 학과’로 변경해 홍보하기도 했다.

교육부가 고교 3학년 학생과 재수생 수, 대학 진학률 등을 종합해 추산한 올해 대입가능정원(47만 9376명)은 전체 대학 입학정원인 49만 7218명(2018년 기준)의 96.4%에 불과하다.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모든 학생이 들어가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수도권 지역에 고등학생 절반 가량인 약 48%가 있고, 선호도가 높은 주요 대학도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몰려있는 점을 고려하면 2021학년도 대입에서 지방 소재 대학들의 정원 미달 현상이 더 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치러진 2020학년도 수능에서는 역사상 가장 적은 54만 8734명이 시험을 치렀다.

2024년 대입가능자원은 37만 3470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대학 정원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2024년에는 정원 대비 입학생이 12만 명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351개 대학 중 87개(24.8%)는 신입생을 한 명도 받지 못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전 A 사립대 관계자는 “단순하게 보면 지방 사립대 3곳 중 1곳이 정원을 채우지 못한다는 이야기인데 지방 대학들이 가장 크게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2024년 이후에는 대학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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