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부 지원 사업 전국 50곳 선정
1곳당 1명 1년간 채용인건비 지원
충청권 6곳 앞다퉈 도전장 내밀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사립미술관협회가 전국 사립미술관 예비 학예인력 지원에 나선다. 예비 학예인력에게 약 1년간 미술관에서 현장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인데 대전과 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 사립미술관에서도 사업 선정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문광부와 사립미술관협회는 오는 23일까지 예비 학예인력 지원사업에 참여할 사립미술관을 모집한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사업은 미술관 관련 학과 졸업생과 준학예사 필기시험 합격자 등 예비 학예인력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문광부는 전국 사립미술관과 사립대학미술관 가운데 박물관·미술관 학예사 운영위원회가 지정한 경력인정대상기관 중 사업을 운영할 50여 곳을 선정할 계획이며 선정된 미술관은 1곳당 예비 학예인력 1명을 약 1년간 채용할 수 있는 인건비를 지원받게 된다.

문광부 관계자는 “사업을 통해 전국 사립미술관은 대국민 서비스 강화의 계기를 마련하고 예비 학예인력들은 미술 현장에서 꿈과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전국의 뜻있는 사립미술관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청권에서는 대전 1곳(여진불교미술관), 충남 3곳(임립미술관·당림미술관·모산조형미술관), 충북 2곳(쉐마미술관·우민아트센터) 등 6곳이 새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열악한 재정 여건으로 신규 인력 충원에 주저할 수밖에 없는 사립미술관의 현실상 이번 사업이 흔치 않은 기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재윤 여진불교미술관장은 “미술관 자체적으로 학예사를 직접 고용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사업이 한 분에 한해 인건비를 지원받는 거라 사립미술관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충남 소재 한 사립미술관장 역시 “사업 자체가 자부담 50만 원이 있지만 사립미술관 입장에선 예비 학예인력 1명에 한 해 1년 1000만 원이라는 돈은 상당히 큰 금액”이라며 “생생문화사업이나 꿈다락학교 등의 프로그램도 결국 인력이 있어야 내실을 다질 수 있어서 사업에 선정되면 이 부분 활성화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권 다수의 사립미술관들이 사업 선정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선 이마저도 부담스럽게 느끼는 이들의 고충이 엿보인다. 사업이 가진 의미는 충분히 공감하나 예비 학예인력인 만큼 교육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마저 쉽게 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한 탓이다. 충

북에서 올해 20년째 미술관을 운영 중인 사립미술관장 A 씨는 “미술관 운영 형편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서 재작년부터 전시규모를 줄이고 있다”며 “국가적으로 미술관에서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늘고 있기도 하고 인력을 지원 받으면 다시 교육해야 해 사업 신청을 아예 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 같아 아쉽지만 포기하기로 했다”고 씁쓸해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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