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6대 광역시 중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을 집중 겨냥한 부동산 정책의 풍선효과로 매매가격은 치솟았지만 전세가격은 이에 미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갭 투자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방증이다.

2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7년 4월 기준 6대 광역시 아파트 전세가율은 74.6% 수준이었지만 3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올해 1월 기준으로 71.2%까지 내려앉았다.

그 중에서도 최근 1년새 아파트 전세가율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곳은 대전이었다. 지난해 1월만 하더라도 대전 아파트 전세가율은 74.3%로 인천 다음으로 높았지만 올해 1월에는 68%로 1년새 6.3%p 하락했다.

특히 대전 중구의 경우 아파트 전세가율 하락폭이 전국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대전 중구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74.7%였지만 올해 1월에는 64.9%로 1년새 무려 9.8%p 하락했다. 이어 대전 서구에서도 같은 기간 76.2%에서 68.1%로 8.1%p 하락했고 유성구 역시 71.9%에서 65%로 6.9%p 내렸다.

이 같은 전세가율 하락은 아파트 매매가가 전세가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대전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924만 원이었지만 올해 1월에는 1067.1만 원으로 15.49%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대전 3.3㎡당 아파트 전세가는 689.4만 원에서 726.2만 원으로 5.34% 오르는데 그치면서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률이 크게 벌어졌다.

실제로 대전 중구 문화동에 위치한 ‘센트럴파크3단지’ 전용면적 84 ㎡의 경우 지난해 1월에만 하더라도 4억 95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1월에는 1억 원 오른 5억 9500만 원에 거래됐다. 반면 해당 아파트의 같은 평형대 전세가격은 지난해 2월 3억 2500만 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지만 이달엔 3억 5000만 원으로 2500만 원 오르는데 그쳤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는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최대 악재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업계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가율이 하락하면 매매 전환에 투입되는 비용 부담이 커져 전세 레버리지를 활용한 갭투자가 어렵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며 “대전을 비롯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지역의 갭투자 시대도 저물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