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규·김종문·정용선·김근태 등 공천 반발, 행동으로 옮겨

진동규 대전 유성갑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11일 발표한 미래통합당 탈당 관련 입장문

여당과 제1야당의 4·15 총선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며 씁쓸한 ‘탈당의 계절’이 도래하고 있다.

대전 유성갑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정치신인인 장동혁(50)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가 단수 공천되면서 컷오프된 미래통합당 진동규(61) 전 유성구청장은 11일 통합당 탈당을 선언,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다.

진 전 청장은 입장문을 발표해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친정집 같은 통합당을 떠난다. 통합당은 오랫동안 당을 지켜온 ‘유력’ 후보가 있음에도 주민들이 듣지도, 보지도, 살지도 않았던 사람을 잘못 공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심을 묻는 경선 과정조차 생략한 비상식적 공천을 했다. 많은 분이 더불어민주당과 싸워 이길 수 있는 후보를 경선으로 선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저를 공천에서 배제한 당의 결정은 유성의 발전과 변화를 학수고대한 주민들의 바람에 찬물을 끼얹는 오만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청장은 “이제부터 모든 가능성을 고민하겠다. 꽃씨 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면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돼야 한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가겠다. 바다에는 3%의 소금이 있다. 소금이 녹아 자신의 형체가 없어져야 세상을 썩지 않게 만든다. 땀으로 유성을 적시면서 주민의 손이 되고, 청춘의 발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며 “지금 이 나라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싸우고, 총선에서 승리해 당으로 돌아가면 잃어버린 정권을 되찾는 데 앞장서겠다”며 민주당 이해찬 대표(세종)의 4년 전 행보처럼 ‘공천 배제-탈당-무소속 출마-당선 후 복귀’ 수순을 밟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충남에선 천안병에 출마했다가 컷오프된 김종문(53) 전 충남도의원, 당진에서 도전했다가 공천 배제된 정용선(55) 전 충남지방경찰청장이 각각 민주당과 통합당을 떠나 이미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무소속 예비후보로 신분을 전환했다. 공주·부여·청양 김근태(67) 전 의원도 정진석(59) 현 의원을 단수 공천한 데 반발, 통합당을 떠났다.

충북에서는 5선 도전에 나섰다가 충청권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컷오프된 민주당 오제세(70)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높다. 오 의원은 지난 9일 지인들에게 ‘무소속 돌풍을 일으켜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지지를 호소, 탈당 후 출마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이처럼 소속 정당의 공천 결과에 불만을 품은 출마 예정자들의 탈당 러시가 현실이 되면서 각 진영 내 분열이 상대 진영에게 어부지리 승리를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물밑에선 이들의 출마를 만류하는 움직임이 활발한 데 설사 출마를 어렵사리 제지한다 해도 공천을 둘러싼 내홍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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