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 만들기 방향성엔 공감
문화계 “현장의견 반영 노력 부족”
3개 작품 선정과정 정보공개 청구
市 “다른 의견 있다면 수렴 검토”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대전시가 올해 지역 문화예술 공연을 선정해 대전만의 브랜드 만들기에 나선다. 대전방문의해 2년차를 맞아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대전 대표브랜드작품 상설공연이 그것인데 지역 문화예술계 일각에선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 대표 공연을 선정하는 것이라면 적어도 일선 현장 의견을 반영하려는 소통의 노력이 필요했다는 게 그 이유다.

시는 올해 내부 논의를 거쳐 지역을 대표하는 고암 이응노와 단재 신채호 등 두 인물을 중심으로 대전 대표브랜드작품을 선정했다. 시가 고민 끝에 낙점한 대전 대표브랜드작품은 지난해 정교하고 세련된 현대적 한국 창작 안무를 선보이며 “춤으로 이응노를 다시 깨웠다”는 호평을 받은 대전시립무용단 ‘군상’을 비롯해 옛 충남도청사를 무대로 대전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의 일대기를 마당극으로 그려낸 마당극패 우금치 ‘하시하지(何時何地)’, 우리 지역의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소재로 제작을 앞둔 대전예술의전당 ‘창작오페라’ 등 3개 공연이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선 시가 이응노와 신채호 등 역사 인물을 중심으로 대전만의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간다는 방향성에 있어선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시가 대전 대표브랜드작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현장과 다각적인 의견수렴이 부재했던 점에 대한 아쉬움이 읽힌다.

지역의 한 문화계 인사는 “지역 대표 공연을 선정하는 사안이었다면 최소한 현장에 안내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선정된 3개 공연들이 어떤 검토나 논의를 거쳐 결정된 것인지 시의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와 맞물려 ㈔한국연극협회 대전시지회가 19일 공문을 통해 대전 대표브랜드작품 선정 과정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면서 시의 입장이 퍽 난감해졌다.

시 관계자는 “이응노, 신채호 등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을 주제로 한 공연을 브랜드화 시켜 키워보자는 의도로 콘셉트가 맞는 3개 작품을 꼽은 것”이라며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이에 대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수렴하는 것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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