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대전시민대학 유머달인 강사

코로나19는 글로벌 상황을 발판으로 신출귀몰, 좌충우돌, 능수능란, 전광석화, 파죽지세로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선진국이든, 올림픽이든, 손흥민의 축구든, 류현진의 야구든 다 끝장을 낸다. 유럽은 한 나라라고 하며 만든 EU도 국가주의로 되돌아갔다.

코로나19 초기에 중국 사람, 한국 사람을 차별하며 무시하고 초기대응에 실패했던 선진국들이 지금은 완전 멘붕에 빠져버렸다. 기하급수적으로 확진자는 늘어났다. 나라의 문을 닫았다. 의료시스템은 붕괴되고, 시민의식도 실종됐다. 후진국 현상이라고 흉보던 식료품 사재기, 국가의 방역지침 어기기가 행해졌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결코 문을 닫지 않았다. 국제 연대를 중시했다. 언론을 통제하지 않았다. 정보를 공유했다. 자유로운 시민활동을 보장했다. 지역 봉쇄란 없었다. 즉시 무료 검사를 하고 동선을 공개했다. 국민들도 사재기를 하지 않았다. 우한 교민도 귀국시켰고, 이를 국민들도 받아들였다. 국민들은 마스크를 끼고 손을 씻고 사회적 거리를 지켰다. 어렵다는 자가격리도 잘 협조했다.

이제 한국은 코로나19 대응 국제표준이 됐다. 우리의 의료수준과 시민의식이 이렇게 세계 최고일 줄 몰랐다. 위기에 처해보니 노벨문학상을 안 받은 나라이지만, 남북이 대치하는 나라라지만 ‘G20을 주도하는 세계의 KOREA’임이 인정됐다. 정말 자화자찬할만하지 않는가! 그래도 아직까진 일상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역설 속에 사회적 거리, 물리적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개학이 어렵다. 왜냐하면 코로나19는 아직 사람들이 과거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어쩔 수 없다면,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하는 ‘어즐, 피즐’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역경지수를 높여 칠전팔기 각오로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어야 한다. 웃을 일이 있어야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야 웃을 일이 생긴다. 내 자신은 내가 즐겁게 만들지 않으면 누가 만들어주겠는가! 유머와 웃음이 코로나19를 이겨내는 최고의 백신이다.

▶아들의 성적

-아버지는 아들의 성적이 모두 수우미양가 중 ‘가’로 돼 있자 “너는 일관성이 있구나. 그런 네가 자랑스럽다. 특히 ‘음악 가, 미술 가’라니 너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구나. 초등학교부터 벌써 음악가, 미술가야!”

-분명히 성적표가 나올 때가 된 것 같은데 아들이 내놓지 않자 어머니가 물었다. “왜 성적표를 보여주지 않니?”, “선생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하느라고요.” “그게 무슨 소리냐?” “선생님께서 오늘 그러셨거든요. 부모님께 걱정 끼쳐 드리는 일을 해선 안 된다고요.”

▶이 반은 참 조용하구만

자율학습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보려고 교감선생님이 교실마다 돌아다니다가 시끄럽게 떠드는 어느 교실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뒷문으로 들어가 “여기가 2학년 3반인가? 옆 반 애들 깨니 조금 조용히 해!” 그러자 조용해졌다. 그런 다음 교실을 나와 앞문을 열고 들어선다. 학생들이 쳐다보자 “이 반이 제일 조용하구만. 공부들 해” 하면서 나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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