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서 물러날 수 없는 여야 한판 승부
전국 판세 바로미터 관심 집중

 

[금강일보 최일 기자]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신도심 4석, 미래통합당이 원도심 3석을 분할하고 있는 대전에서 여야가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가는 21대 총선의 전국적 관심사 중 하나다. 대전은 줄곧 다이내믹한 표심을 보여주며 전국 판세의 축소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4·15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문재인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대전지역 공약으로 ▲혁신도시 지정 적극 추진 ▲대덕연구개발특구 재창조 본격화 ▲대전형 좋은 일터 사업 확대 ▲대전의료원 설립 ▲대전교도소 이전 신속 추진 등을 제시했다.

반면 현 정권의 무능과 실정, 경제 폭망을 심판해야 한다는 통합당은 ▲원도심 개발로 경제 활성화(혁신도시 지정 및 공공기관 유치 등) ▲새롭게 디자인하는 대전(인근 도시들과 메갈로폴리스 대도시권 관리 등) ▲막힘없이 시원하게, 사통팔달 교통망 구축 ▲대한민국 철도특별시 대전 ▲일상에서 접하는 생태체험도시 대전 등의 공약으로 민주당에 맞서고 있다.

사실 대전은 어느 정당도 완벽한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지역이다.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면서 치열한 다툼이 전개됐던 전례가 있어서다. 영남과 호남이 각각 지역에 기반한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것과 달리 대전 유권자들은 실리를 중심으로 투표하는 양상을 띠어왔다.

실제 대전에선 선거 때마다 패권을 장악하는 정당이 바뀌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선 JP(김종필)가 이끌던 자유민주연합,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일명 ‘탄돌이’들이 대거 당선된 열린우리당, 2008년 18대 총선에선 자민련을 계승한 지역정당 자유선진당이 각각 제1당 지위를 차지한 것이다. 지역정당 소멸 후 치러진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3석씩 팽팽하게 나눠 가졌고, 유성구가 분구되며 6석에서 7석으로 선거구가 늘어난 4년 전 20대 총선에선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이 3석(동구, 중구, 대덕구),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이 4석(서구갑·을, 유성갑·을)을 점유했다.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 전국적으로 곳곳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가 이뤄진 것과 달리 대전은 현역 의원 ‘무풍지대’가 되며 7명 모두 본선 무대에 올랐다. 민주당 서구갑 박병석 후보는 6선에 국회의장, 유성을 이상민 후보는 5선에 국무총리 도전을 각각 선언했고, 서구을 박범계 후보는 3선에 성공하면 대권 도전에 나서겠다는 뜻을 시사하며 대세를 굳히려 하고 있다.

하지만 각각 통합당 이영규(박병석 후보와 다섯 번째 대결), 김소연, 양홍규 후보가 이를 좌시할 수 없다며 여당 세 후보의 탄탄대로에 제동을 걸겠다는 태세다. 정의당은 대전시당 위원장인 김윤기 후보가 유성을에 유일하게 출마해 ‘제3세력’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

동구에서는 3선을 노리는 통합당 이장우 후보와 정치신인인 민주당 장철민 후보, 중구에선 재선 고지에 오르려는 통합당 이은권 후보와 현직 경찰이자 피고인(울산시장 선거 개입) 신분인 민주당 황운하 후보, 유성갑에서는 역시 재선을 목표로 하는 민주당 조승래 후보와 판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통합당 장동혁 후보가 맞붙는다. 대덕구에선 3선 도전을 선언한 통합당 정용기 후보와 4전5기를 입증하려는 민주당 박영순 후보가 숙명의 다섯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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