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량 일정 수준 인하로 감소되는 증상 / 보통 20~30대 이상부터 근 감소 시작 / 50대 넘어서는 근감소증 우려 커져

직장인 A씨는 요즘 부모님에 대한 걱정이 많다. 당뇨와 관절염으로 오랫동안 고생하셨던 어머니가 최근 부쩍 해가 갈수록 기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매년 건강검진을 해드리고 있지만 당뇨는 비교적 조절이 잘되고 있고 관절염도 수술할 시기가 아니라는데...몇 년 전까지는 집 앞 노인회관으로 자주 왕래하시고, 운동 삼아 산책도 하시던 분이 작년부터는 걷기가 좀 힘드시다면서 통 외출을 하지 않으려 하신다. 최근 찾아가 뵈니 이전보다 수척하신 것 같아, 걱정이 되어 병원에 모셔갔더니 원래 지병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심각한 질환은 없으나 근감소증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설명을 들었다.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병명, 과연 근감소증이란 무엇일까? 대전우리병원 척추관절비수술치료센터 이진철(사진) 진료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근감소증이란? 

지난 2016년 WHO(세계보건기구)는 기존의 질병분류(ICD-10)에 근감소증(sarcopenia)라는 새로운 질병명을 추가했다. 이전에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노화가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근육량이 감소하고 근력이 약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근육량이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되면, 심각한 합병증들이 발생한다는 여러 연구들이 나오면서 이러한 현상을 근감소증이라는 질병으로 정의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권고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통 사람의 근육량은 20-30대에 최대가 되고 그 이후로는 점점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50대가 넘어가면 그 속도가 빨라져서 매년 1~2%씩 근육량이 감소된다. 근육량의 감소가 심할 경우, 근육의 힘, 즉 근력이 감소되고, 더 진행하게 되면, 일반적인 일생생활 기능, 즉 걷고, 혼자 세면하고, 식사를 준비하는 등의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기능들이 저하되기 시작하면서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는 낙상 및 골절의 위험을 높이고, 심장-호흡기계 질환, 치매 등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결국 사망률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근감소증의 유병률은 인종마다, 진단기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60~70대 인구의 5~13%, 80세 이상은 최대 50%까지도 보고될 정도로 연령이 많아질수록 가파르게 증가한다. 한 미래예측 보고에 따르면 현재 노령화 추세로 추정하면 40년안에 세계적으로 무려 2억명 이상의 근감소증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사회로, 앞으로 근감소증 환자의 수는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 근감소증 진단법

근감소증은 근육량과 근력, 일상생활 기능 등을 측정해 진단한다. 간단한 검사로 4미터를 평소 걷는 속도로 걸어보는 테스트를 시행하는 데 이 때 초당 0.8미터 미만의 속도가 측정되면 비정상이다. 근력은 특수장비로 악력(handgrip)을 측정하는데 남성은 26kg, 여성은 18kg 미만이면 근감소증을 의심한다. 그렇게 근감소증이 의심되는 환자들은 CT, MRI, 체성분분석기, 이중에너지 엑스선 흡수계측기 등의 장비로 근육량을 측정해 기준치 이하면 근감소증으로 확진하게 된다.

◆ 근감소증 치료 중 가장 중요한 건… 운동과 영양관리

근감소증의 치료는 적극적인 운동요법과 영양관리가 핵심이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과 허리, 상하지의 주요 근육에 대한 점진적 저항 운동(progressive resistance exercise)을 주로 시행한다. 유산소 운동은 특별한 교육이 없이도 가능하며, 걷기, 자전거, 수영 등을 주 5회 30분 정도 시행하면 되는데, 이 때 낙상에 주의해야 한다. 근육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점진적 저항 운동은 보통 주 2회 정도 연속되지 않은 날짜에 시행하는데, 처음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반복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시행하는 것이 좋다. 진단 초기에 다양한 혈액검사를 시행하게 되는데, 그 중 비타민 D가 부족할 경우 경우 비타민제재로 보충하는 것을 추천한다. 근감소증의 치료는 근육량의 증가가 주요한 목표이므로 단백질의 보충도 매우 중요하다. 2018년 국민영양건강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단백질 섭취량은 권장 섭취량의 110%로 특별히 부족하지는 않다. 하지만 근감소증 환자는 일반적인 건강한 노인에 비해 칼로리 및 단백질의 섭취량이 적어서 권장섭취량 미만인 경우가 많고, 근육량의 증가를 위해서는 권장섭취량보다 다소 많은 하루 1.2g/kg 정도의 단백질 섭취를 추천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많은 양의 단백질을 보충해줘야 한다. 단백질 보충은 환자의 신장기능에 따라 양을 조절해야 하므로 주치의와 상의해서 결정해야 한다. 특히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단백질 분말 보충제는, 젊은 사람들이 근육량을 늘릴 때 사용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 많아서 나이가 많은 근감소증 환자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시리얼바 형태로 된 단백질 바도 많은데, 보통 식감이 딱딱한 경우가 많아 역시 치아가 좋지 않은 노인 환자에게 부적합 할 수 있다. 단백질이 많으면서 노인도 비교적 쉽게 섭취 가능한 계란, 두부 등의 고단백 식품으로 보충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권장한다.

◆  노년층, 1년에 한 번 정기검사 필요

근감소증은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질병이지만, 앞으로 노령화 사회에 가장 중요한 질환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노인성 질환들과 마찬가지로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해 1년에 한번은 근감소증에 대한 선별검사(4미터 보행속도 측정, 악력측정)을 시행하는 것을 권고한다. 치료에 있어서 기력이 많이 쇠한 노인환자 일수록 운동은 도저히 할 수 없다고 포기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일관성 있게, 아무리 기력이 약한 노인 환자라도 일단 운동을 시작하면 건강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한다고 보고한다. 주변에서 이유 없이 기력이 약해지는 어르신이 있다면 근감소증이 아닌지 의심해보고 가까운 병원의 노인병 전문가에게 모셔가 보는 것이 좋겠다.

도움말=대전우리병원 척추관절비수술치료센터 이진철 진료원장

대전우리병원 척추관절비수술치료센터 이진철 진료원장

 

정리=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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