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도모하는 21대 총선 패자들 낙선의 변

[금강일보 최일 기자] 21대 국회 입성을 위해 4·15 총선에 출마했다가 쓰라린 패배를 당하며 분루를 삼킨 충청권 낙선인들. 충격 속에서도 그들은 마음을 추스르며 새로운 희망을 품고 훗날을 도모했다.

대전 유성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의 5선을 저지하지 못한 미래통합당 김소연 전 대전시의원은 “여기저기 부딪히고 다녀 상처가 많다. 앞만 보고 가는 저를 믿어주고 지지해주신 분들께 사랑과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며 “부족한 것 투성이인데, 숨은 조력자들 덕분에 고비를 잘 넘겼다. 많은 분들이 제게 바라셨던 것, 저를 통해 해보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변호사인 김 전 시의원은 “제가 혹시라도 무너질까 걱정하시는 것도 잘 안다. 저는 정말 죽을 것 같이 힘들 때 혼자가 아니어서 씩씩하게 살아왔다. 누구나 그렇듯 책임지고 보살펴야 할 가족들이 있었기에 마냥 힘들어하고 있을 수가 없었다. 이번에도 그렇다. 툭툭 털고 일어나 씩씩하게 앞만 바라보고 걸어가야 할 이유가 많이 생겼다”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서대전고 4년 후배인 민주당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에게 석패하며 재선에 실패한 대전 중구의 통합당 이은권 의원은 “뜨거운 성원에 보답해 드리지 못 했다. 죄송하고, 용서를 구한다”며 “변함없는 마음으로 사랑하며 더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 소홀함이나 서운함이 있으셨다면 이해와 용서로 보듬어 주시고 격려와 가르침으로 일깨워 달라”고 담담한 소회를 밝혔다.

통합당 정진석 의원과의 리턴매치에서 접전 끝에 무릎을 꿇은 충남 공주·부여·청양의 민주당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온 힘을 다했지만 부족했다. 서민과 농민의 대변인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제가 어디에 있든 이 약속을 늘 잊지 않겠다. 국가와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남다른 정치인이 되겠다는 약속도 심장에 새기겠다”며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가짜뉴스들을 듣게 해드린 점도 용서를 청한다. 이 역시 저의 부족함에서 비롯됐다”고 성찰했다. 그러면서 “제가 내건 공약들은 지키지 못 하게 됐지만, 당선인의 공약과 유사하니 그를 도와 공주·부여·청양 발전에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 서로에게 상처가 됐던 점이 있었다면 모두 잊고 당선인을 중심으로 단결할 수 있도록 저부터 모범을 보이겠다”며 성숙한 패자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세종을에서 민주당 강준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에게 패한 통합당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최선을 다했지만 당에 대한 높은 비호감의 벽을 넘지 못 했다. 모두 제 부덕의 소치”라며 “인생을 살아오면서 실패 속에 성공이 잉태되기도 하고, 성공 속에 실패가 잉태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터득했다. 바로 이 자리에서 또 다른 성공을 꿈꾸겠다. 2년 후의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를 준비하겠다”며 2022년을 기약했다.

‘못살겠다, 갈아보자’를 슬로건으로 고토 회복을 노렸지만 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3선을 막지 못한 통합당 양홍규 변호사는 “코로나19와 민생 파탄의 위기를 온 몸으로 받고 계신 시민들의 고심 어린 결단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겠다. 앞으로도 어떤 자리에서든 겸허하게 대한민국과 대전을 위해 헌신하겠다. 미소를 잃지 않고 희망만을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